손윤정 거제시청소년수련관 4대 관장

지난 9월30일.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거제시청소년수련관 4대 관장으로 손윤정씨(여·41)를 발령했다. 지난 2002년 문을 연 거제시청소년수련관에 첫 여성 관장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젊은 리더, 특히 여성리더가 부족한 현실에서 손 관장의 취임소식은 놀라움과 우려 그리고 반가움이 공존한 이슈였다.

이에 손 관장은 "공사가 관장 자리에 젊은 여성을 발령했다는 것은 큰 도전의 의미가 내포돼 있었던 것"이라며 "이곳이 얼마나 더 의욕적으로 변화돼 갈 것인지, 뒤를 이을 여성팀장들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것 같아 더욱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손 관장은 "세계추세는 청소년 센터장에 청소년을 앉힌다. 결국 이 말의 의미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그들에게서 듣고 접근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청소년들과의 소통과 접근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내 나이도 그렇게 젊은 것은 아니다"고 웃어보였다.

손 관장은 거제 토박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3녀의 장녀로 자란 그녀는 현재 어엿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평범하기만 했던 어린 시절, 그녀의 가슴에 장래의 꿈을 꾸게 만들어 준 불씨를 붙인 것은 짝꿍이었다. 어린 짝꿍은 고아로 장애인시설에서 살았다. 지극히 정상이었던 아이가 왜 그곳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그 아이는 피곤해 했다. 학교를 마치면 힘든 이들을 위해 보조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친구를 보며 어린 시절 손 관장은 희망했다. '고아원 원장'이 되기를. 고아원 원장이 돼 짝꿍 같은 친구들이 좀 올바른 시설, 자기가 있어야 하는 시설에 가서 저녁에도 좀 쉬게 하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진행된 꿈 찾기는 그녀의 진로를 사회복지사로 이끌었다. 꿈에 대한 이끌림은 강했다. 소극적이던 그녀를 당차게 변모시켰다. 밤을 새워가며 답을 쫓으려 했던 인생의 물음에서 열정을 배웠고 리더로서의 소양을 길렀다.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실전에서의 치열함도 헤쳐나왔다.

이제 제2막이 열렸다. 손 관장이나 거제청소년수련관 모두의 입장이 그렇다. 새로운 수장이 그려낼 그림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손 관장은 "'사람에게서 실망하고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는다'는 말처럼 지금껏 힘들고 좌절했던 일들도 있었지만 또한 보람되는 일들도 많았다"면서 "이곳에서 그려갈 그림에는 지역 청소년들의 행복이 담길 것"이라는 말로 소신을 밝혔다.

특히 "행복이라는 단어를 이들에게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지 고민이지만 '청소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관장은 "이곳은 이용시설이다. 청소년 시설이라고는 하지만 지금껏 어른들의 목적을 위해 이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며 "이곳이 아이들의 소리와 움직임으로 왁자지껄하게 채워지는 것이 목표다. 이곳의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은 놀고, 즐기고, 봉사할 수 있게 돼 있다. 이 과정 속에 인성교육이 더해지고 청소년 자신이 행복을 찾아가며 진로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녀는 "거제시 인구의 30%가 청소년(9~24세)이다. 이들이 행복해야 건강한 지역사회가 되는 것"이라며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얼음의 모양이 달라지듯 긍정이라는 그릇의 시선 속에 아이들을 넣고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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