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거제지역 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2558명이다. 지역 고교 졸업예정자가 3068명이니 전체의 83%가 응시를 한 셈이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이들도 수험생이 아닌 고등학교 3학년의 신분으로 돌아갔다.

졸업까지 아니 가까이는 겨울방학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을 학교에서 생활해야 한다. 문제는 이 시험을 끝으로 이들은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이 현상은 기성세대도 그러했고, 2016년을 살고 있는 이들도 그러하다. 대학 입시만을 위해 교육하는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고3 학생들은 지금 마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교 3년을 오로지 수능시험 날 하루만을 보고 살아왔다는 말이 맞는 것처럼 아이들은 허무하다. 학교에서도 더이상의 공부는 없다.

단체 영화관람이라든지 학교마다의 특별프로그램을 구성하기에도 한 달은 길다. 학교 밖으로 나와도 갈 곳도, 할 일도 없다. 기특한 생각으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아이도 있지만 이미 다 차버렸고, 운전면허를 준비하기에도 몰린 수험생으로 인해 자리 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서울 같은 대도시처럼 향유할 문화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모이는 곳은 PC방 아니면 노래방이다. 이곳이 학생들이 갈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다. 커피숍은 비싸서 가지도 못한다.

고교 3학년생인 김성규 학생(18)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학교는 매일 가는데 그렇다고 뚜렷하게 뭘 배우고 익히는 것도 아니다. 수업시간에는 교사도 들어오지 않고, 학생들은 이불까지 들고 와서 잠을 잔다. 집에서 강아지를 데려 와도 타 학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묵인이다.

김 군은 "다른 대도시의 학생들은 공연이나 문화행사를 영위할 기회가 많지만 거제는 갈 곳도 볼 것도 없다"며 "짧은 시간 학교에 있더라도 하루에 한 프로그램씩 도움이 되는 무언가가 진행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모 입장도 마찬가지다.

학부형인 김숙희씨도 아이들의 푸념을 듣고는 있지만 별다른 방안이 없다. 김씨는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고교생활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학사일정에 맞춰 아이들이 학교에 가야 한다면 나름의 교육은 따라야 한다. 꼭 연필들고 공부해야 공부는 아니지 않느냐"며 "좀 넓게 살펴봐 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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