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목적달성 위한 형식에 불과 지적
개발공사, 충분한 타당성 검토로 문제없다
유적공원 관광객 분석 등 기초자료 부실
연구용역 경우 평균 3개월 소요돼 대비

▲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새로운 수익사업 모델로 추진하고 있는 계룡산 모노레일 설치사업을 두고 시의회가 부실한 자료를 토대로 한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결과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계룡산 정상부에서 개발공사 직원이 시의원들에게 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개발공사)가 새로운 수익사업 모델로 추진 중인 모노레일 설치사업의 사업타당성 검토용역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발공사가 진행한 사업타당성 검토용역이 기초자료에서부터 불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시의원들은 이 검토용역이 모노레일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형식적 용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고, 개발공사 측은 충분한 타당성 검토로 문제가 없다며 맞섰다.

지난 23일 거제시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활성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우선도입시설 사업타당성검토용역 설명회에는 시의원과 개발공사 관계자, 용역을 맡은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개발공사 측이 용역업체에 우선도입시설로 모노레일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개발공사 김덕수 상임이사는 "우선 요구한 것은 맞지만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모노레일 설치가 타당한지 아닌지에 대한 용역사의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타당성 용역결과보고서의 기초자료부터 잘못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용역사 측은 최근 4년간 거제시 연평균 관광객 수가 증가했고, 특히 지난해는 2014년 대비 13.9%가 늘었다고 밝혔다. 또 이들 중 52%가 자연자원 방문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자료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서 일부 자료만을 추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금강·외도 등지를 찾은 관광객과 바람의 언덕을 찾은 관광객의 동일유무도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에다 매년 여름철 주요 관광지인 해수욕장 관광객 수가 집계되고 있지만 거제시 관광객 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사 측에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현재를 분석한 자료에는 주중·주말 방문패턴에 대해 1950년대를 경험한 60대 이상 3세대 가족방문객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부실 자료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연령대 및 가족방문객 관련 데이터가 구축이 돼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용역사 측은 용역기간이 짧아 정확한 분석이 힘들었다는 답변을 해 시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시의원들은 이 같은 부실 자료를 토대로 전망한 모노레일 설립 시 연 14만명의 이용객과 연 매출 10억원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특히 연구용역의 경우 평균 3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 비해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용역이 진행된 점, 수의계약으로 특정 용역사에 특정 사업을 언급한 점으로 인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기풍 시의원은 "도화엔지니어링은 설계·토목 등이 전문 분야인데 관광 인프라에 대해 얼마만큼의 경험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충효시설이지 놀이공간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수환 시의원은 "이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히 수긍한다"면서도 "하지만 전국의 많은 모노레일과 어떤 차별성과 주제를 갖고 모노레일을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어떻게 해서 연 14만명의 이용객이 방문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기수·김성갑·최양희 시의원 역시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이들은 "모노레일 사업이 정말 사업성이 있는지 이 용역자료를 봐도 설득되지 않는다"며 "연이은 신사업 실패를 한 개발공사 측에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반대식 의장은 "모노레일 사업에 대해 굳이 설치해야 하는지 시의원들 대다수가 부정적"이라며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이것저것 하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흑자일 수가 있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모노레일 설치사업은 총사업비 95억원(순수 공사비 80억원)을 투입하는 개발공사 자체사업으로 관광객 수가 점차 감소하는 유적공원을 대비해 개발공사에서 신 수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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