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청소년 자원봉사대회 도지사상 수상 정수아 양

제18회 경상남도 청소년 자원봉사대회 시상식이 열린 지난 22일, 거제대학교 정수아 양(21·아주동)이 경상남도 도지사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정 양은 '청소년지도사의 꿈을 향한 나의 발걸음'이라는 자신의 봉사활동 수기를 제출해 개인부문 최우수로 선정됐다. 정 양은 "다른 이를 향한 봉사활동들은 결국 나를 성장시킨 자양분이었던 것 같다"며 "기분이 좋으면서도 책임감이 느껴져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거제대학교 사회복지과 2학년인 정 양의 봉사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자신의 중학교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던 '장애인과의 합동공연'을 준비하며 처음 장애인을 만났다.

아무런 편견이 없을 것 같았던 자신에게도 장애인은 '못하는 사람', '잘 할 수 없는 사람'이란 인식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미안했다. 지금껏 자신을 그렇게 놀리며 괴롭혀왔던 아이들과 자신이 한 치도 다름없음을 알고 죄스러웠다.

정 양은 다문화가정 아이다. 어려서 엄마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은 그녀를 외롭게 했다. 딸만 둘인 집안의 맏이였던 정 양은 친구라고 불리는 철부지들이 쏟아내는 놀림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함께 아파할 부모님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에게 붙여진 '다문화가정'이라는 굴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왕따'로 변해 그녀를 옭아맸다. 장애가, 다문화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건만 사람들은 자신들과의 '다름'을 철저히 배척했다. 이 같은 사실이 중학생 아이의 눈에 불합리하게 다가왔다.

그때부터 그녀의 생활도 바뀌었다. 자신의 아픔은 아픔도 아니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자신은 그들을 위해 해줄 것이 너무나 많았고, 자신은 그들에게 충분히 필요한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느낀 것이었다. 경로당에서 할머니들에게 들은 칭찬을 생활의 거름으로 삼았고, 장애인 친구들의 감사인사를 약으로 여겼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도 성장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대하면 같이 아팠고, 그들이 행복해 할 때 같이 행복했다. 청소년지도사의 꿈은 이들과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커졌다.

정 양은 "어린 시절 받은 상처를 그냥두면 내면의 트라우마를 키우게 된다"며 "청소년 시기 누군가가 그들의 손을 잡아 함께 나아갈 수만 있다면 상처는 아물어간다. 나 역시 상처 입은 나를 붙잡고 끌어준 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 사회가 던져준 상처로 인해 한 뼘은 더 커져버린 것 같은 정 양. 그녀는 "전공 공부를 해나갈수록 꿈도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며 "정책이 변화시키지 못하는 약자에 대한 인식들을 바꿔보고 싶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복지사가 많아지면 사회는 분명 바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내 어깨를 필요로 할 때 흔쾌히 내줄 수 있는 큰 나무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