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칼럼위원

▲ 김형진 서울아동병원 원장

후두염이란 염증으로 열이 나고 후두가 빨갛게 부어오르며 기침, 쉰 목소리, 후두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후두는 하(下)인두에 위치하여 공기를 통과시키는 호흡기관으로 코와 입으로 흡입된 공기를 가습하고 이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만약 후두가 좁아지면 공기가 통하지 않아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후두염은 병변이 단순히 후두에만 국한되기도 하지만, 인접한 기관이나 기관지에도 병변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병변의 범위에 따라 후두염 또는 후두기관염, 후두 기관 기관지염으로도 불리며 이들을 총칭하여 크루프(croup)이라하고, 홍역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병한 경우를 진성 크루프(croup), 다른 원인의 후두염으로 인해 발병한 경우를 가성 크루프(croup)이라고 합니다.

후두염의 발생원인으로는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균으로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arainfluenza virus)이고,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respira tory syncytial virus(RSV),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 홍역 바이러스 등에 의해 생길 수 있습니다. 주로 겨울에 많이 발생하며, 3개월~ 5세의 아이들에게서, 여아보다는 남아에게서 자주 발병합니다.

후두염의 증상은 염증으로 후두가 좁아지면서 발생하는데, 염증의 범위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컹컹" 개 짖는 듯한 기침소리 또는 울리는 기침소리를 내고, 후두 주변 성대의 염증이 동반되어 쉰 목소리로 변하고, 숨 들이 쉴 때 '천음'이라고 하는 평상시에 들리지 않던 이상한 호흡음을 내게 되고, 심하면 코를 벌렁거리거나, 숨을 들이 쉴 때 가슴뼈나 갈비뼈 사이가 움푹 들어가는 호흡곤란 증세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발열은 그다지 심하지 않고, 증상은 주로 야간에 더 심해지고 급격하게 악화되다가 3~4일 이후 서서히 증상이 사라집니다. 증상이 심하면 환아가 서 있거나 침대에 앉으려하고, 많이 보채면 심한 저산소증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아닌지 의심해야 합니다.

후두염의 진단은 상기와 같은 특징적인 임상 소견으로 진단이 가능하고, 목 부분의 X-선 촬영 시 기도가 염증에 의한 부종으로 좁아져서 성문 하부가 뾰족탑처럼 보이는 탑상 징후(steeple sign)가 관찰되면 후두염으로 진단합니다.

대부분의 후두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고 4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며 집에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되거나 많이 울면 호흡곤란 증세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환아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안의 습도를 높여 환아가 숨을 편하게 쉬도록 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고, 또한 네블라이저(nebulizer)로 차가운 증기를 쐬어 주면 호흡곤란이 몇 분 이내로 완화되기도 합니다.

만약 호흡곤란 증세가 심하다면 병원에서 에피네프린이라는 약을 네블라이저로 투여하거나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호흡곤란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도 폐쇄가 심해 폐로 흡입하는 산소량이 부족한 경우 산소를 흡입하기도 합니다.

후두염은 대부분 합병증 없이 좋아지지만 바이러스성 크루프(croup)의 경우는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합병증으로는 중이염·세기관지염·세균성 기관염·폐렴과 같이 다른 호흡기계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발열·기침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항생제 투여 등 입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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