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칼럼위원

▲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교회를 바라볼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예수님 피로 세워진 공동체인 교회 안에 왜 문제가 있고 갈등이 있고, 아픔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길을 가다보면 "공사 중, 통행에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표지판을 세워놓는 것은 지금은 울퉁불퉁 길이 불편하지만, 앞으로 공사가 다 끝나면 도로가 좋아지게 될 터이니 불편해도 조금만 참고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왜 불편한가? 공사 중이기 때문이다. 공사가 끝나면 씽씽 달릴 수 있는 좋은 길이 될 것이지만 아직 공사 중이기 때문에 불편하고 조심조심 운전해야 하는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공사 중이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고, 연약함이 있는 것이다. 아직도 공사 중이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공사 중, 건축 중'이라는 이 말은 이 땅에 있는 교회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 중의 하나다. 지상에 있는 교회는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그날까지 '공사 중'이다.

거기 있는 모든 성도들도 완성된 사람이 없다. 모두가 건축 중이요, 치료 중이요, 공사 중이다. 주님 앞에 서서 그리스도의 후사가 되는 그날까지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그래서 에베소서 2장에 교회를 향해 "주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21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22절)"고 했다. 교회는 아직도 공사 중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지어져 가고 있는 중이다. 이 땅에 완전한 교회는 없다. 문제없는 교회는 없다. 교회는 천사들만 모여있는 곳이 아니라 아직도 공사 중인 사람들, 아직도 미완성인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눈에 보이는 교회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가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는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지상의 교회는 매우 불완전한 교회이다.

우리가 교회를 생각할 때 혼란을 겪는 이유는 지상의 교회가 완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서 생긴 오해 때문이다. 이 땅의 교회는 천사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죄인들이 모인 곳이다. 끊임없이 죄와 싸우는 부족한 죄인들이 하나님의 부르심 받고 모인 곳이 교회다.

병원에 가서 "왜 이 병원에는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은 거야" 하고 욕하지 않는다. 병원에는 아픈 사람이 많은 것이 당연하다.

아픈 사람들이 와서 치료받고 고침 받아서 나가는 곳이 병원이다. 교회는 죄인들이 모이는 병원이다. 죄인들이 와서 예수님을 만나서 치유 받고 회복되는 곳이 바로 교회인 것이다.

그래서 이상적인 교회는 천사들이 모인 교회가 아니라, 죄인들이 모이는 교회가 돼야 한다. 죄인들이 모여서 예수님을 만나고, 예수님 은혜로 죄 용서받고, 예수님 은혜로 성품이 회복되고, 예수님 만나서 참 인격자로 변화 받는 곳이 바로 교회가 돼야 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는 아픈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 교만한 사람들, 혈기 많은 사람들, 거짓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입이 가벼워서 걸핏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교회 안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도 놀라지 말아야 한다. 교회는 바로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구원하기 위해 왔다고 하셨다. 죄인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구원받는 곳이 교회다.

교회는 천사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바로 죄인들이 모인 곳이다. 많은 환자가 몰려와서 치료를 경험하는 곳이 좋은 병원이듯, 죄인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변화되는 곳이 교회다. 그래서 교회는 아직도 공사 중인 사람들, 함께 지어져 가는 사람들을 용납하는 곳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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