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령화 사회와 노인헬스케어③]대만의 노인헬스 케어는

대만시 연합의원과 합작 통해 맞춤형 치료와 연구 병행 

'혼자 어렵고 의지할 곳 없는 노인을 수용해 편안하게 노년을 보내도록 한다'라는 설립 지침으로 지난 1984년 문을 연 하오란 경로원은 100% 정부 예산으로 움직이는 대만시(市) 유일의 공립기구다. 토지면적 1만2137㎡, 건물면적 2만2735㎡규모다.

15~20㎡ 넓이의 원룸에 두 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지어진 건물에는 최대 정원 4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2016년 9월 현재 342명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저소득 시니어가 거주할 수 있는 양로원에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요양원과 요양병원 기능을 합친 복지시설이다.

대만 정부가 판단한 저소득가정의 노인들(자녀가 부모를 부양할 능력이 없거나 장애인인 노인도 입주 가능)에게 주어지는 장기적 수용기관이어서 비용을 받지 않는다. 이곳은 의사 1명과 직원 126명, 자원봉사자 60여명이 이들과 함께 한다.

경로원 직원 차이민후안씨(35)는 "소득이 없는데다 의지할 사람마저 없는 이들이 무료로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각종 취미생활까지 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며 "각종 건강관리 프로그램에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장기요양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공간"이라고 이곳을 소개했다.

차이민후안씨는 "지금도 30~40명이 입원을 고대하며 대기하고 있지만 최대정원이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이들을 돌볼 직원의 충원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오란 경로원과 비슷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공유처는 대만 전국에 26곳 정도가 있다. 그러나 하오란 경로원이 다른 곳과 차별성을 갖는 것은 고령화중심의 기구 내 편안한 노인안명과 대만시 연합의원과의 합작을 통한 맞춤형 치료와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매주 3차례씩 의료진이 경로원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을 체크하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다 긴급 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치료를 한 뒤 타이베이 시립연합병원으로 이송, 축적된 환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치료를 하게 된다.

매월 용돈과 의류구입비 등 지급…생일에도 축하금

건강한 노인들을 위한 치매예방 게임과 건강 체조·그림 그리기·노래교실·도예교실 등 평생 학습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외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이·미용 마사지, 종교 활동, 대화 말벗 등이 돼주고 있다.

노인의 날 가족걷기대회라든지 노인 단체들 공연도 실시해 참여하고 함께 하는 삶의 재미를 부여한다. 신앙을 가진 이들을 위한 불교 사찰과 천주교 성당·기독교 교회 등 종교시설도 마련돼 있다. 특히 재취업을 원하는 노인에게는 간단한 교육 과정을 거쳐서 주차관리원, 도서관 안내원 등 단순 노동이 요구되는 일자리를 알선한다.

여기에다 매월 노인 1명 당 4000위안(약 16만원)씩 용돈을 지급한다. 의류 구입비도 매달 500위안(약 2만원)씩 제공한다. 각자 취향에 따라 옷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현금을 건넨다는 것이다. 생일에도 축하금으로 500위안을 별도로 지급한다.

최고령자는 107세, 평균 나이는 81세인 이 경로원 노인들은 이곳의 시스템에 의해 의·식·주 해결은 물론 오락·교육·자유로운 외출 등을 보장받으며 지내다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물론 장례절차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차이민후안씨는 "시스템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다양한 연령층과 다른 급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기에 적어도 여기에 있는 만큼은 편안함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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