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경 칼럼위원

▲ 김태경 대우병원 내과 과장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건조하게 지내 도리어 모기마저도 별로 없는 그런 여름이었으나 시간이 지나 날씨가 선선해지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가 왔다. 그런데 이 시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병중 하나가 추수기 열성 전염병 중에 하나인 쯔쯔가무시병이다.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나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에 의해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렸을 때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전신적 혈관염이 발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증상은 발열·두통·발진·가피 형성 등이 특징으로 한다. 이 질환은 현재 가을철 급성 열성 질환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9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0월에 절정을 이루다가 11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사람들 사이의 전파는 없으며 평균 잠복기는 1~3주다.

임상 증상은 갑작스런 발열·두통·근육통·몸통에서 사지로 퍼지는 발진 등이 있다. 발열은 첫째 주 동안 40도에 가까운 고열이 동반되며 보통 3~7일에 몸통에서 시작해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하고 상·하지로 퍼지는 소양감이 없는 발진으로 나타나며 1~2주일 정도에 사라진다. 특징적으로 진드기가 문 곳에 직경 5~20㎜ 가량의 궤양이나 가피(검은 딱지)가 생겨 진단에 도움이 된다.

가피가 주로 확인되는 부위는 팬티 속·겨드랑이·오금 등 피부가 겹치고 습한 부위에 자주 생긴다. 가피가 있는 경우 쯔쯔가무시병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어 이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샤워 등을 하다 발견하면 병원에 방문 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는 대개 병의 경과가 중하지 않으며 항생제로 비교적 쉽게 치료되나 이 병에 사용하는 항생제는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종류라 진단이 늦어질 경우 폐렴·급성신부전·뇌수막염·뇌염·상부위장관 출혈·다기관 기능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이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추수기에 감기몸살 같은 증상이 지속되거나 질병 유행지역으로 여행한 후에 원인모를 열이 발생하고 몸에 발진 등의 소견이 있다면 우선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최선의 쯔쯔가무시병 예방법은 언제 어디서나 털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야외활동 및 야외작업 시 긴팔·긴바지·양말·신발 등을 꼭 착용해 피부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풀숲에 들어가지 않고 풀 위에 앉거나 누울 때는 돗자리 등을 이용해야 한며 옷을 풀밭에 놓지 않아야 한다. 이와 함께 진드기 기피제를 활용하고 야외 활동에서 귀가하면 즉시 입었던 옷은 세탁하며 야외 활동에서 귀가하는 즉시 목욕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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