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주말 쓰레기, 이대로는 곤란하다 ⑩

▲ '나 하나쯤이야'의 인식이 주말 도심지역을 쓰레기로 어지럽히고 있다. 가게에서 배출시간을 위반한 각종 쓰레기는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들의 쓰레기통으로 전락하고, 결국 도심지 불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새벽 5시께 고현 중앙로 인근 상가지역의 불법 배출된 쓰레기들.

거제시 폐기물관리 조례 시행규칙 제4조 배출요일·장소 및 시간 제1항 7호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 3시부터 일요일 일몰시까지는 배출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또 제2항 폐기물 배출시간은 지정된 요일의 일몰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규정하고 있다.

폐기물관리 조례가 제정된 1995년 1월20일부터 폐기물 배출시간은 21년 째 동일하다. 배출요일은 변경됐지만 배출시간은 그대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행규칙을 숙지하지 못하거나, 알고 있음에도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주말 도심지역을 쓰레기로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25일 새벽 5시께. 해가 뜨기도 전에 도심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토요일 영업을 마친 가게들이 내놓은 각종 쓰레기였다.

거제지역 대로변에 놓인 종량제봉투의 경우 수거업체에서 기동차량을 이용해 일부 수거를 하지만, 고현동 상가지역의 대부분 도로는 대로가 아니어서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도심지는 문전수거제로 자기 가게 앞에 쓰레기를 배출해야 하지만 쓰레기불법배출금지 장소에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롯한 재활용품·종량제봉투 등을 쌓아둔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노상주차장을 종량제봉투로 사유지화한 곳도 고현동 상가지역에서는 특별하지가 않다.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일요일 저녁 배출 위반을 한 업소 중 10곳의 가게들을 취재한 결과 10곳 중 8곳이 "다들 버리는데 왜 우리한테만 그러느냐"는 식의 반응이었다.

특히 "아무런 대책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면 말이 안된다"며 "주말 상가지역에 한해 쓰레기를 배출 할 수 있는 구역을 정해 수거한다면 거리도 청결을 유지하고 가게업주들의 고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2곳의 가게 업주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A음식점 업주는 "최대한 배출시간에 맞추려하지만 가게 성격 상 영업 사정에 따라 손님이 마감시간에 몰리다보면 지키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도심 상가지역이 청결해지면 길거리에 버리는 쓰레기들도 자연히 줄어들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쓰레기배출시간 위반에 대한 문제는 거제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타 지자체 역시 배출시간을 위반하는 업체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행정의 감시에 한계를 느낀 일부 지자체에서는 시민으로부터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쓰레기불법투기감시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가까운 양산시부터 경북 경산시, 충남 청양군, 제주특별시 등이 그렇다. '쓰레기 불법투기 감시단'은 일반시민뿐 아니라 상업 종사자들도 포함시켜 단속의 어려움과 불법배출의 심각성을 동시에 알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타 지자체가 운영하는 '쓰레기불법투기감시단'에 대해 고현시장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상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움직이면 도심지 주말쓰레기에 대해 소통할 수 있고, 행정에 업무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문제도 해소할 수 있어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며 "상가지역이 청결하면 찾는 손님들도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어 번영회에서 의견을 나눠보고 행정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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