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교육부장관상 수상 거제중앙고 서진경 학생

"무슨 일이든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에 대한 결과는 반드시 주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달 7일, 경주시에 위치한 더케이 경주호텔에 전국의 장애학생들이 모였다. 올해로 12회째 이어지고 있는 '2016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에 참가한 선수들이었다.

거제중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서진경 양도 경남도 대표로 이 자리에 있었다. 지난 6월23일 열린 '제2회 경남 특수교육 정보화대회 및 e스포츠대회' 특수학급 지체장애 한글파워포인트(ITQ) 부분에서 1위를 자치한 이후 두 달여 만이었다.

전국 1800여명의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참가한 대회인 만큼 진경 양의 부담감도 더했다. 넓은 대회장 안에 들어서자 긴장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특수학급 지체장애 한글파워포인트 부분에 주어진 시간은 40분. 이 시간 동안 총 6개 과제를 완수해야 했다.

그동안 열심히 대회를 준비해왔지만 전국대회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마른침을 삼켜가며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갔다. 40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모든 문제를 푼 뒤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대회장을 나서며 학교생활에 복귀한다는 생각이 들자 홀가분한 느낌까지 들었다.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한 지난 두 달여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다양한 문제를 풀어가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상까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최종 결과는 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고 했는데 까마득히 잊고 있었어요."

지난달 26일 저녁, 진경 양은 부모님과 함께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갑작스런 외식이었지만 가족들과 좋아하는 해물찜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다음날 학교에 등교한 진경 양은 지도교사로부터 기쁜 소식을 전해 들었다. 2016년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정보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해 부총리겸교육부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이었다.

진경 양의 수상소식을 확인한 차지현 교사가 진경 양의 부모님께 먼저 이 소식을 전했고, 진경 양의 부모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진경 양과 외식을 한 것이었다.

"선생님께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어요. 왜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투정을 부렸지만 부모님의 자랑스러운 딸이 된 것 같아 너무 기뻤어요."

2녀1남 중 둘째인 진경 양은 지체장애 2급이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진경 양에게 가족들은 언제나 큰 힘이 됐다. 언니와 남동생은 초등학교 시절 진경 양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줬다. 불편한 걸음걸이 탓에 놀림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가족들이 있어 버텨낼 수 있었다.

진경 양이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였다. 어머님이 거제시에서 실시하는 장애학생 컴퓨터 방문교육을 신청하면서 자연스레 컴퓨터와 가깝게 지냈다. 적성에 맞았는지 컴퓨터 교육은 진경 양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현재 진경 양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파워포인트A·엑셀A·한글A 등 3개다. 지금도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쳐 고교에 진학한 진경 양은 지난해까지 일반학급에서 생활하다 올해부터 특수학급에서 직업교육 수업을 받고 있다.

대학 진학보다 취업을 택한 것이다. 컴퓨터를 배우는 일이 재미있어 사무행정 쪽에 취직하고 싶다는 것이 진경 양의 바람이다. 될 수 있으면 거제지역에서 말이다.

"지체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생활해온 것처럼 어떠한 일이라도 최선을 다해 후회하는 일이 없는 삶을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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