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철 칼럼위원

▲ 강두철 거제아동병원 원장

무더웠던 여름 날씨가 언제였던가 싶게 선선해져 가을 문턱에 접어들었습니다. 조선업 불황 여파로 힘든 상황에서 잇달아 발생한 콜레라뉴스로 풍요로와야 될 추석을 또다시 힘들게 보내신 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운 상황도 지나가리라 믿습니다.

1820년경 조선왕조실록에 열명 중 한두 사람도 살아남지 않았다는 내용은 치사율이 80~9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볼 수 있고, 1895년경 구한말 선교사들의 기록에 보면 콜레라의 치사율은 75%정도로 보여 집니다.

이것만 보면 콜레라는 굉장히 무서운 병입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발달함에 따라 수액요법으로 포도당,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공급이 가능해지면서 사망률은 1%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무서운 질환이지만 그리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콜레라 외에 여러 바이러스가 장염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특히 5세미만의 어린아이들에서 심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장바이러스·아스트로바이러스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장염은 호흡기로 들어와서 두통·발열 같은 감기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 후에 장으로 내려와서 설사 복통 구토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설사형태는 특별한 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균성 장염은 이와 다르게 주로 설사에 혈액이 묻어나오며 콜레라는 쌀뜨물 같은 흰색 설사를 하게 됩니다.

전염양식을 보면 사람의 대변이나 구토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바닷물, 토양에 있다가 식재료를 오염시키거나, 감염된 사람과 직·간접적인 접촉에 의해 전염됩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해산물에 잘 증식하며, 로타바이러스는 기저귀를 간 침대나 아이들 장난감 등이 주요 감염 전파 경로입니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생존력과 전파력이 강합니다. 돌 이전에 로타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은 다량의 설사를 일으켜 급속한 탈수에 이어 신장 기능 손상으로 인한 급성신부전을 일으켜 과거, 정맥을 통한 수분 및 영양공급이 불가능했던 시절에 콜레라와 유사하게 어린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2007년 이후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도입되면서 심한 장염으로 인해 안 좋아지는 경우는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므로 생후 6개월 미만 아동에게는 반드시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법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입니다. 특히 손 씻기가 아주 중요하며 다음으로는 음식을 익혀 먹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본적인 수칙만 잘 지킨다면 면역이 약한 우리 아이들이라도 건강하게 계절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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