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집 근처 공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네 꼬마들의 야구경기를 구경하기 위해 1루 쪽 벤치에 앉으면서 수비를 보고 있는 아이에게 점수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14:O으로 지고 있어요" "그래? 그런데 넌 그다지 절망적이지 않아 보이는구나" 그러자 아이가 깜짝 놀란 표정을 말했다. "절망적이라구요? 왜 절망적이어야 하죠? 우린 아직 한 번도 공격을 하지 않았는데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소설가 잭 캔필드의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에 나온다.

부산 영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이었던 목장원은 부지 1만평 규모에 연매출 50여억 원이었다. 그러나 IMF와 광우병 파동으로 2004년 가게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그야말로 빈털터리가 된 류춘민씨의 인생 이야기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절망을 이겨낸 사람들의 비밀>에 소개됐다. 큰 시련을 당하고도 좌절하지 않고 재기에 성공한 사례였다. 성공이래야 부산 남포동 14평짜리 가게에서 골목국수집을 하고 있지만 옛날보다 더 행복한 인생이 됐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도 이를 극복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봤다. 펜싱의 박상영 선수는 10:14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넘기고 우승했고, 진종오 선수는 50m 권총에서 6.6을 쏘며 7위로 탈락의 순간을 맞고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짱콩 장혜진은 양궁 여자개인 4강전에서 10점보다 쏘기 어렵다는 3점을 쏘고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봤다.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쉽게 절망하고 포기한다. 그러나 '절망적인 상황은 없다. 절망적인 사람만 있을 뿐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자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자기에게 닥친 불행에 대하여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 한다. 원래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말한다.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져도 꿋꿋하게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가진 사람은 남들이 절망이라고 말할 때 "절망이라구요?"하고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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