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치길(35 × 69cm / 패널 한지 혼합재료)

화가는 자연의 본질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자연의 본질에 대해 이성이 바탕되는 과학적 사고가 동반되거나 철학적 사유에서 가늠되기 보다는 직관적으로 대면하기에 오히려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19세기의 인상파나 신인상파가 빛에 대한 애착으로 빚어낸 수많은 작품들이 결국은 본능에 따라 자연을 대면하고 느낌을 오롯히 표출한 고갱이나 고흐 등 후기인상파의 작품에 순수의 영역을 내어 준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흐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서럽도록 애절한 순수성은 꾸밈없는 자연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 됐으며 고갱의 작품에서 강렬하게 느껴지는 원시성과 생명력 또한 자연에 목말라 원시의 섬으로 훌쩍 떠나버린 자연인 고갱의 열정에서 비롯 됐다.

이렇듯 예술가에게 자연이란 열정의 근원이며 창작의 이유이다. 통영 작가 장치길의 자연은 소우주의 축제를 연상시킨다. 때로는 오방색 같은 화려함과 선명함, 상징적이며 철학적 사유를 불러 일으키는 조형언어들. 그들이 유희를 즐기듯 펼쳐져 있지만 한편으로 처연한 상징과 아픔이 엄습해 온다.

그가 시대를 초월해 습득해온 유산들이 작품속에 녹아들어 강력한 아우라가 됐다. 통영을 기반으로 전국적인 무대로 활동하는 장치길 작가는 2016년 메치상 수상으로 그의 예술적 역량이 호평을 받고 있다. 통영과 거제의 토양이 깊이 스며 있는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공감과 소통을 기대한다.

장치길 작가
● 약력= △1961년 경남 통영 생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86) △개인전15회,초대전 18회,아트페어 26회 △2015년 올갤러리 경남 전업작가 초대전(서울)외 단체전 200여회
● 수상경력= △2010년 제20회 동서미술상 수상 (동서미술상 추진위원회-마산, 동서화랑) △2015년 제3회 메디치상 수상 (사)경남 메디치 △현 (사)전업미술가협회, (사)한국미술협회·구십애·연명예술촌 회원

<글 : 권용복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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