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탈리아 경매장에서 불과 900g이 1억 6천만 원에 낙찰된 땅속의 다이아몬드가 '송로버섯(truffle 트뤼플)'이다. 당시 이 고가의 버섯을 한국사람이 사서 화제가 됐다.

로마시대 네로황제와 그 황후가 최음제로 사용한 사랑의 묘약이며,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즐겨먹었다는 세계 3대 진미의 첫 번째다. 너무 귀해서 셰프들이 버섯을 기름에 담궈 향을 우려낸 뒤 고급음식에 한 두 방울씩 떨어뜨려 풍미만 느끼게 해도 음식값은 훌쩍 뛴다.

송로버섯은 크기가 작아 쉽게 발견되지 않지만 그 향이 수퇘지의 호르몬과 비슷해서 발정난 암퇘지를 풀어 놓아 찾게 한다. 그러나 암퇘지는 발견하자말자 먹어치우므로 지금은 훈련된 개로 채집하고 있다.

철갑상어의 알을 소금에 절인 캐비아(caviar)는 가장 흔한 등급이 kg당 8천 달러 우리 돈 약800만원이다. 그나마 자연산 철갑상어의 포획이 금지되어 지금은 양식인데도 kg당 100만원이 넘는 고가다.

중국 3대 진미 중 하나인 샥스핀(Shark's fin)은 상어의 지느러미다. 송나라 때부터 황제들의 상에 오르던 귀한 음식이다. 중국의 경제사정이 좋아져 결혼식이나 중요한 회의석상에서 부를 상징하는 음식이지만, 2013년 중국 정부는 공무상의 연회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시켰다.

샥스핀의 채취과정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잔인하다. 상어 몸체는 값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상어를 잡으면 어부들은 날카로운 면도날로 지느러미만 자른 뒤 상어를 바다에 던져버린다. 지느러미가 잘린 상어는 헤엄을 치지 못하고 바다에 가라앉아 과다출혈과 굶주림으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송로버섯, 캐비아, 샥스핀 찜, 바닷가재, 한우갈비, 능성어 요리… ' 먹어 보셨나요? 올 같은 살인 더위 속에서도 전기누진세가 두려워 에어컨 리모콘만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여당의 신임대표를 환대한 청와대의 밥상에 오른 메뉴들이다.

쪼잔하게 밥 한 끼 가지고 뭘 그러느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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