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넘게 악취 진동…항 주변 인분까지 떠다녀
시, 원인분석 및 대응 늑장…시의원 원인 파악
하수법상 매설 후 5년차에 기술진단 실시해야

▲ 지난 7월 중순께부터 옥포항 인근 주민들을 괴롭혔던 악취원인이 하수박스 육안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사진에 표시된 오수가 흘러넘친 구간에서부터 굵은 노란선을 따라 오수가 옥포항까지 흘러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민들의 쉼터로 최근 조성된 옥포항 친수공원에서 보름 넘게 악취가 진동했다. 이번 악취의 원인은 하수관로연결구간에서 오수가 흘러넘친 것 때문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오수가 흘러넘친 구간과 악취가 발생한 구간과의 직선거리가 400m 이상 떨어져 있어 다른 하수관로에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거제시 상하수도과는 내년 시행예정이었던 옥포·아주지역 하수관로 기술진단을 조기에 시행해 원인 분석을 통해 정비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수법상 하수관로 매설 후 5년에 1회씩 하수관로 기술진단을 시행해야 함에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번도 시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인재라는 지적이다.

옥포항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옥포1동 주민센터 개청식 전후인 지난달 중순께부터 악취가 나기 시작하면서 의문을 제기하던 중 인분을 포함한 오물들이 옥포항 바다에 떠올랐다. 평소 바다색이 깨끗하진 않았지만 탁한 빛이 들만큼 눈에 띄게 변한 바다색과 함께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옥포항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63)는 "여름철이면 항구 주변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이번에는 참고 견딜만한 정도가 아니었다"며 "최근 준공된 매립 영향 등 여러 원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분이 바다에 떠다니는 것을 확인하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옥포항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9)는 "가게 특성상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하는데 유해물질 냄새보다 악취가 더 심해 함부로 문도 못 열었다"면서 "바닷바람이 마을 내부로 불면 냄새는 더욱 퍼져나가 방문한 손님들까지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7월 중순께부터 옥포1동 주민센터로 민원이 잇따랐지만 시 상하수도과는 원인파악에 대한 육안조사 조차 8월 초가 돼서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행정에서 조사를 먼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옥포동이 지역구인 전기풍 시의원이 민원을 접수한 뒤 문제점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의 늑장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 의원은 "옥포항 주변부 배관 도면만 4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어서 원인을 찾는데 2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기술진단을 해야겠지만 일부 관로 연결부문이 흘러넘친 것으로 파악돼 급한 곳은 긴급복구 공사를 상하수도과에서 시행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행정에서 신속대응을 했더라면 주민들의 불편이 일찍이 해소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급 공사가 시행된 후 평소의 옥포항으로 돌아왔지만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여서 재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옥포동의 하수관로는 2010년 장승포하수처리장이 설치된 뒤 매설된 분류식 하수관로와 그 이전에 매설된 합류식 하수관로로 나뉘어져 있다.

이번 악취발생 문제가 합·분류식 하수관로 어디서 발생했는지는 하수관로 기술진단을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기술진단은 하수도법 제20조에 따라 관로매설 후 5년에 한 번씩 집행돼야 하지만 지난 2010년 장승포하수처리장이 신설되고 정비한지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옥포·아주동은 한 번도 시행한 적이 없다. 기술진단을 때에 맞춰 시행했다면 오수유입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시 상하수도과 관계자는 "지난 해 신현 하수관로 기술진단을 마쳤고 내년에 옥포·아주동에 시행할 예정이었다"며 "이번 사고로 올해 안에 기술진단을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 편성과 다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옥포·아주 하수관로 기술진단 예상 사업비는 2억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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