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1911-2004)은 일리노이 주 한 시골의 구두판매원 아들로 태어났다. 약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특별히 주목받는 작품은 없다. 미국 역대 대통령으로는 가장 나이가 많은 70세에 취임했고, 미국 최초로 이혼경력이 있는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 갤럽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이 생각하는 가장 위대한 대통령'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링컨이었다.

현직 대통령을 제외한 43분의 대통령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정치생명을 걸고 중요한 순간에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린 9명의 대통령 중의 한분이며, 유머가 경지에 오른 대통령으로 링컨이 1위, 레이건이 2위였다.

1981년 3월 힐튼호텔에서 노동계 지도자들과 오찬을 마치고 나오던 중 정신질환자였던 존 힝클리에게 저격을 당했으나 총알이 심장을 아슬아슬하게 비껴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테쿰세의 저주'를 피해가는 순간이었다. 테쿰세의 저주는 20년에 한 번씩 0(10의 자리가 짝수 기준)으로 끝나는 해에 당선된 대통령은 임기 중에 목숨을 잃는다는 저주다. 미국정부의 인디언 박해 때 추장 테쿰세가 죽으면서 내린 저주로, 1980년에 당선된 레이건은 테쿰세의 저주의 해에 해당한다.

앰뷸런스가 달려왔고 간호사들이 응급조치를 위해 그의 몸을 만졌다. 그러자 그는 간호사들에게 "우리 낸시한테 허락받았냐?"는 조크를 던졌다. 병원에 도착해서는 수술준비를 서두르던 의사들에게 "당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공화당이냐, 아니면 민주당이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 의사가 "각하! 오늘부터 열성적인 공화당원이 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위급한 순간 자신보다 더 긴장했을 간호사와 의사들에게 조크를 던진 레이건의 여유는 어느 한 순간의 쇼맨십이 아닌 일상적으로 생활화된 그의 유머감각에서 나온 것이다.

레이건 대통령을 저격했던 힝클리는 정신병원에 35년 동안 수감되어 있었는데, 미국연방법원은 8월 5일부터는 그의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영구석방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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