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④-거제블루시티투어 활성화, 무엇이 문제인가]시티투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

산청군, 이야기거리 있지만 머무름에 대한 지역적 한계 분명
사천시, 불규칙한 운행에다 사업비 부족으로 지속성 부족
▲ 2016년도 출범한 산청시티투어는 지난해 운영실적 3회에 불과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행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은 지난해까지 운영된 산청시티투어의 첫 집결지인 문익점 면화시배지 정류장의 지난 6월 모습.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시티투어를 운영 중인 지자체는 총 58곳. 이중 초록불이 켜져 있는 곳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부산·가평·경주처럼 수익 측면에서 흑자이거나 서천·대전처럼 지역경제 활성화나 이미지 제고 등 수익 외적인 측면에서 목표한 바를 이룬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진 지자체를 따라하듯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만년 적자운영이거나 폐쇄로 노란불 혹은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산청시티투어 역시 2013년 시티투어가 너나할 것 없이 속출하던 그해 탄생했다. 산청군청에서 직영으로 운영한 산청시티투어는 수익적인 측면보다 산청군에 대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시작됐다. 산청군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멋진 산맥과 문익점 선생의 생가, 동의보감촌 등이 있어 스토리텔링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순환형 버스가 아닌 테마형 버스로 시티투어를 정한 이유기도 하다.

또 산청군이 관광지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일주일에 4회 이상 운영되는 타 지자체와 달리 일주일에 1회, 토요일에만 운영했다. 가족이나 친구 단위로 산청군을 찾는 방문객, 특히 7월부터 여름방학을 맞아 목화를 보러오는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으로 문익점 체험관도 연계했다.

하지만 산청시티투어 운영은 처음부터 가시밭길이었다. 2013년 첫해 15회 운영을 시작으로 점차 감소하더니 2015년에는 운영실적이 3회에 불과했다. 이에 보조금 낭비로 판단한 산청군의회는 지난해 12월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저충족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시티투어 폐쇄를 권고했고 산청시티투어는 결국 문을 닫았다.

산청군청 문화관광과 하은희 관광진흥계장은 "산청군에서 시티투어를 위해 확보한 예산은 연간 1000만원에 불과했다. 1000만원의 예산으로는 제대로 된 홍보는 무리"라면서 "산청군의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됐지만 그 목표를 위해 함께 움직여줄 행정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하 계장은 또 "산청군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등산객인데 그들을 지리산 천왕봉 뿐 아니라 산청군내까지 끌어들일 마땅한 인프라가 없었다"며 "머무는 관광지로서의 매력 부족이 문을 닫게 된 또 하나의 이유"라고 밝혔다.

▲ 사천시티투어의 투어코스 중 꼭 들리는 다솔사 주차장. 시티투어가 운앵되는 평일에 갔음에도 10명이 채 되지않아 시티투어는 운영되지 않았다.
 
"타고 싶지만 탈 수가 없어요"

사천시티투어는 2012년에 시작돼 지난 6월말까지 누적탑승객 수 5713명, 208회 운영됐다. 연간 운영한 2013년부터 2015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연평균 운영 50회, 탑승객 연평균은 1400여명이다. 고무적인 것은 매년 탑승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1년 동안 1999명이 탑승했지만 올해는 지난 6월말까지 1039명이 시티투어에 몸을 실어 2배 가량이 증가했다. 그렇다면 사천시티투어가 잘되고 있느냐. 사천시티투어의 가장 큰 문제는 왜 2배 이상 증가했는지 사천시 내부에서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천시티투어 코스는 테마형으로 총 3가지로 나뉜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행하는 문화관광코스와 일요일에 운행하는 역사탐방 코스, 화요일~일요일 선택형인 체험관광 코스가 그것이다. 하지만 각 코스마다 테마는 다르지만 확실한 성격을 띠는 것은 일요일에 운행하는 역사탐방 코스뿐인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코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사천을 알고 싶어 시티투어 탑승을 예약 했지만 3일 전까지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1회 10인 이상 예약이 되지 않을 경우 자동 취소가 된다는 단점도 있다. 이는 나 홀로 여행객이 증가하는 현 세태와도 거리가 있는 방침이다.

사천시티투어도 서천군처럼 15명 이상의 단체가 우선예약하는 경우에는 단독 출발 및 관광코스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역 주요 관광지 4개소 이상만 방문하고 있어 유료관광지나 지역식당 등을 연계하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천시의 경우 사천시티투어 1회 운행시마다 위탁 운영업체에 35만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사업비가 한정돼 있어 매년 사업비가 소진 될 때까지인 최대 71회만 운행이 가능하다. 2014년까지는 1년 동안 운행해도 지장이 없었지만 작년 같은 경우에는 사업비 소진으로 운행 도중 중단됐다.

사천시티투어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재방문한 관광객이 시티투어를 탑승할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매년 사업비를 증액하려 하지만 시티투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사업비 확보도 마땅치가 않은 실정이다.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김택기 주무관은 "사업비 부족으로 시티투어 운행 횟수가 제한인 점이 현재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매년 2000여명 탑승이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관광객 증가에 따른 예산 확보문제 해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시티투어, 잘 되는 곳은 '공통점'이 안 되는 곳은 '차이점'만

잘 운영되고 있는 대부분의 시티투어는 최우선적으로 시티투어 탑승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시티투어를 타는 외지관광객이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그 지역에 도착한 순간부터 시티투어를 탈 수 있도록 시간표 배치와 코스를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산청군은 자가용 없이 시티투어를 타려면 버스터미널에서 택시 기준 20여분을 가야 첫 집결지인 문익점 면화시배지에 도착할 수 있다. 자가용을 타고 오는 관광객을 위해 주차장은 넓지만 시티투어이용객의 성격을 잘못 파악한 부분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또 잘되고 있는 곳의 공통점은 시티투어 탑승객이 승·하차할 수 있는 곳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산청군이나 사천시의 경우 테마형이라고는 하지만 시티투어 버스정류장이 불분명해 중간 승차하는 탑승객이 시티투어 버스정류장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시티투어운영 담당자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세태를 흡수하고 탑승객 편의를 위해 시시각각 코스나 홍보방식을 바꾼다는데 있다. 이에 반해 산청군과 사천시는 변화에 둔감하고 코스나 홍보 방식이 담당자에 맞춰 있어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산청군은 현재 인근의 함양군, 진주시와 시티투어를 연계한다면 타 지자체와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산청군의 매력을 더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산청군 하은희 계장은 "시티투어를 폐쇄하면서 얻은 교훈을 통해 또 다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다 신중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워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면서도 "언제 다시 관광객에게 산청시티투어가 찾아갈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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