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한마디가 전국에 대박바람을 가져왔다.

'대박'은 우리말에는 없는 용어로 사전에는 '대박(大舶)'이라고 쓰고 ①큰 배 ②큰 물건을 일컫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여하튼 어떤 일이 크게 이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대박'은 '대(大)+박'으로 '큰 박' 또는 '큰 바가지'를 말한다. 이는 도박이나 복권 따위에서 계속해서 돈을 걸거나 당첨자가 없어 쌓인 거액의 상금을 터뜨리는 잭팟(jackpot)처럼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어볼 희망과 같은 것이다. 또 하나 '대박'이라고 하면 '흥부의 박'이 연상된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흥부를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이 '박'이었다. 여기서 난데없이 횡재가 굴러들었을 때 흔히 '대박 터졌다, 대박 터뜨렸다'는 표현을 쓰게 된다. 대박을 기다린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가난에 찌든 삶이거나 정상적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을 때 '한방'만이 해답이라는 한탕주의의 절박함이 그 속에 묻어 있다.

이와 반대되는 말이 '쪽박'이다. 어떤 사람이 사업을 하다가 망했을 때, 우리는 흔히 '쪽박 찼다'고 한다. 대박이 큰 바가지라면 쪽박은 작은 바가지다. '쪽-'은 우리말의 접두사로 쓰이면 전체에 대한 일부분을 나타내게 된다. 작은 종이조각은 '쪽지' 실 따위를 자르는데 사용하는 족집게처럼 생긴 작은 가위는 '쪽가위' 갈비를 분해해서 나누어 놓은 것은 '쪽갈비' 작은 파는 '쪽파' 대문의 가운데나 한쪽에 낸 작은 문은 '쪽문' 통김치와 다르게 조각조각 썰어서 담근 김치는 '쪽김치'다.

최근 조사에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특히 여학생들이 제일 많이 쓰는 말버릇 중 하나가 '대∼박'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텔레비전 런닝맨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송지효가 혼잣말처럼 종종 '대~애바악!!!'하고 말하는 것이 한류열풍과 함께 세계적인 유행어가 되고 있다.

날도 더운데 대박이라도 하나 터지는 여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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