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시설 미비로 피해 키워…문제 해결 안되면 행정소송…시, 내부시설 보상 어렵다

지난 1일과 2일 쏟아진 폭우에 물난리를 겪은 상문동 벽산솔렌스힐3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행정의 직무유기를 주장하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거제시와 시공사 측은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를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준공 된지 1년3개월 된 상문동 벽산솔렌스힐3차 아파트는(이하 벽산3차) 10분당 21㎜의 비가 내린 지난 2일 어른 무릎 높이만큼의 물이 차오르면서 지하주차장이 침수되고 엘리베이터 6대가 고장이 났다. 또 아파트 벽면으로 물이 스며들면서 변색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벽산3차 입주민들은 폭우피해를 입기 전인 지난달 10일과 15일 상문동주민센터를 통해 거제시 안전총괄과와 산림녹지과에 안전진단과 시설물 점검 등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현장조사가 미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거제시의 현장조사는 침수피해가 발생한 뒤 상황이 정리된 지난 4일에서야 이뤄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폭우피해를 두고 벽산3차 입주민 측과 거제시, 시공사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벽산3차 입주민 측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는 동의하지만 사전에 일부는 방지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거제시는 갑작스런 폭우피해를 막을 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시공사 측은 자연재해일 경우 시공했던 일부분만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 벽산3차 아파트에 설치된 배수로 시설. 너비 약 8cm에 불과하며 아파트 동 앞부분에 3개, 뒷부분에 4곳만 설치돼 있다.

이에 벽산3차 입주민과 거제시는 한 차례 대책마련을 위한 회의를 가졌지만 각자의 의견만 주고받은 채 협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벽산3차 입주민 측은 폭우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로 배수시설 미비를 꼽고 있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304동과 306동의 배수시설은 동 앞부분에 3곳, 뒷부분은 4곳만 설치돼 있고 배수관로의 너비 역시 약 8cm에 불과해 낙엽 등이 쌓이면 배수로의 기능을 상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정열 벽산3차 관리소장은 "폭우로 인한 피해였다 할지라도 시공사 측에서 거제시에 기부채납한 시설물을 1년3개월 동안 한 번도 관리 안 하고 방치한 것은 직무유기"라며 "아파트공사가 완료되고 배수시설에 대한 점검도 이뤄지지 않은 채 준공허가를 내린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침수로 고장 난 엘리베이터 6대와 배수시설 재공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수용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자연재해 관련 보상에 대해 안전총괄과와 협의한 결과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경우 공동주택지원조례에 따라 외부적 피해는 일부 보상비 지급이 가능하지만 내부시설물은 보상이 법적으로 힘들어 보상비 지급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준공이 1년 지난 시점이어서 산에서 물이 내려오는 곳의 방어막 설치와 일부 손상된 부분만 우선 처리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한편 벽산3차 입주민 측은 지난 14일 경상남도 감사관실에 벽산3차 시설물 관리소홀에 대한 감사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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