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제작하는 이삼우 극단예도 연출가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고 어떤 일을 하면 긍정효과를 낳고,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일삼으면 부정효과를 낳는다. 그것이 바로 시크릿의 효과다.' - 린다번의 '시크릿'에서

"오대신(五大神)이 보호하는 녀석이군."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를 향해 탁발승이 풀어낸 이삼우 연출가(45)의 인생 덕담은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삶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혹독한 인생의 시련 속에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오대신'이 지켜주는 사람이니까.

극단예도의 연출가인 이삼우씨의 외도(外道)에 거제를 비롯한 경남지역 예술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2년 전국연극제에서 대상과 희곡상·연출상·연기대상·최우수 연기상 등 주요 5개 부문 수상을 휩쓸며 극단예도의 정점을 찍게 했던 작품 '선녀씨 이야기'가 독립영화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모델이 된 작품을 연출하며 연극무대에 올렸던 이 연출가의 손에는 현재 메가폰이 잡혀있다. 오디션을 통해 새로 발탁된 멤버와 예도 단원이 만들어낼 이 독립영화는 거제도를 배경으로 한다. 크랭크인 이후 지금까지 20% 정도 진행된 이 작품은 순항 중이다.

연극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연출가 이삼우'가 아닌 '감독 이삼우'의 연출에 기대가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시나리오를 통한 검증은 끝났다"며 "잘 찍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현재의 활동은 궁극적으로 지역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데 있다"며 "지역에서의 작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1989년에 창단해 현재 3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는 극단예도는 거제의 대표이자 유일한 전문연극단체다. 창단 3년이 지난 1991년 극단예도에 입단한 이 연출가. 우연히 내딛은 연극세계로의 발걸음은 그에게 새로운 목표들을 던져줬다. 이후 대학로에서 만난 수많은 작품들은 인생의 스승으로 그에게 길라잡이가 됐다.

군 생활과 5년간의 서울 유학생활 속에서도 이 연출가는 거제공연을 놓지는 않았다.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거제생활을 시작하면서 극단예도의 보폭도 커졌다.

그렇게 이어진 시간들 속에서 이 연출가도, 극단예도도 함께 성장했다. 스타가 되고 싶었던 20대 청춘은 사라진지 오래다.

단지 작품의 깊이에 대해 고민하며 작품에 가치와 의미를 불어넣기 위해 몰입하는 40대 예술가가 있을 뿐이다. 이 연출가는 자신이 '오대신(五大神)이 보호하는 아이'라는 것을 굳게 믿는다. 시크릿의 법칙처럼 말이다.

법이라는 굴레 안에서 이해받지 못하며 처절하게 버려진 듯한 시간 속에서 풀어낸 어머니의 이야기가 연극 '선녀씨 이야기'로 탄생했듯이, 독립영화 '선녀씨 이야기'도 힘든 시기를 보내는 극단예도에 날개가 돼 줄 것이라고.

그는 "연극과 영화는 어울림이다. 결이 맞아야 한다"면서 "많은 관객들이 지역에서 작업하는 풀뿌리 예술가들을 찾아 관심을 가져준다면 더 큰 호흡과 장면으로 화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연출가는 "거제와 경남 등지에서 이뤄지는 각종 작업들이 이어지고 세상에 알려지다 보면 어느 날 거제는 연극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순간을 위해 한 방울의 땀을 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제가 낳은 연극인 이윤택이 되기를 꿈꾸는 이삼우. 그의 영화는 내년 4월께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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