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기자의 중국 탐방기

올해는 더위가 유난히 빨라 6월부터 한여름을 연상케 한다. (사)남북통일운동 국민연합회는 계획대로 지난 6월22일부터 27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우리의 옛 영토인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지 답사에 나섰다.

거제에서 일찍 출발해 인천 제1국제여객선 터미널에서 단동페리호에 올라 1박을 했다. 다음날은 중국 단동에서 1시간 가량 버스로 이동하면서 압록강 너머 신의주를 차창너머로 봤다.

차 안에서 본 중국의 향미 전쟁역사박물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또한 그곳은 중국인의 시선으로 6.25를 바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10년 전쯤이었다. 그때도 산악회에서 우리의 역사 현장을 답사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압록강에서는 전쟁 때 파괴된 다리의 절단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당시 단동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기가 시기인지라 단동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했다.

단동을 지나 버스로 약 2시간 넘게 이동하는 차창 밖의 풍경은 어마어마한 대륙의 땅답게 보이는 것은 옥수수밭들 뿐이었다. 현재 중국 정부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다고 했다.

농촌에서 7년 간 거주한 주민을 대상으로 정부가 집을 지어주고 농사도 지으며 70년 동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70년을 기준으로 한 것은 그때쯤이면 집의 수명이 다돼 후대 자손이 다시 재계약을 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또한 정부에서는 많은 옥수수를 기계로 심어주고 수확만 본인들이 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벼 수매를 하는 것처럼 정부에서 옥수수를 수매해 술 공장이나 식품회사로 보낸다고 한다. 옥수수대까지 하나 버릴게 없어 가축들의 사료로 쓰인다.

3일째는 되는 날 백두산 서파산문으로 이동하던 중 식당에 들렀다. 식당은 우리의 식단에 맞춰 음식을 내놨다. 쌈 싸먹을 상추와 배추가 나왔지만 더 놀라운 것은 우리 정서나 식성에 맞게 태양초를 잘게 썰어 접시에 담아 낸 것이었다.

식사 후 다시 출발한 버스는 1시간 가량을 달려 백두산 서파코스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천지 전망대까지는 1436개의 계단을 올라야 했다. 천지연은 10년 전 산악회에서 갔을 때에도 그랬듯이 출발지점에서부터 비와 운무가 끼어 시야가 흐렸다. 천지를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서둘러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안개 속에 이슬비까지 내리니 말로만 듣던 그 신비한 천지는 희미하게 윤곽만이 드러날 뿐이었다. 누가 그랬었다. 천지연을 보려면 조상대대로 많은 덕을 쌓아야 한다고. 천지의 그 신비함은 반만년의 역사를 지켜왔고 또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 때문이리라. 천지가 용암을 분출해 만들어낸 V자 형태의 금강대협곡을 보는 것으로 천지 관광은 종지부를 찍었다.

올라갈 땐 몰랐지만 내려오면서 다양한 야생화들이 피어있는 고산화원의 전경에 넋을 잃기도 했다. 백두산은 6월에도 아직 찬바람 때문에 손발이 얼 정도였고 햇빛이 미치지 않은 곳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역사탐방 4일째. 우리의 자존심인 광개토대왕비가 있는 곳을 찾았다. 광개토대왕비는 그 위대한 역사를 기리기 위해 유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비의 높이는 6.37m이고 글자는 훼손돼 알아볼 수 없었다. 이어 장수왕릉으로 이동했다. 장수왕릉은 피라미드식으로 돼있었다. 그 웅장함에 마음이 숙연해 졌다.

역사탐방이 끝나는 날 버스에서 이동 중 바라본 북한 땅은 한 마을처럼 가까웠다. 발전된 중국에 비해 북한은 너무나 초라했다. 그 행색들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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