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진 칼럼위원

▲ 박세진 대우병원 소아청소년과장
아직 거제에 수족구(手足口)병이 유행하고 있다. 지난 6월 질병관리본부가 전국에 수족구병 주의보를 발령한 이후 7월에 접어들며 약간 수그러드는 것 같았으나 아직도 수족구병 환아들이 꾸준히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또 최근 뇌수막염 환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왜 갑자기 뇌수막염 환자가 늘어나는 것인가? 수족구와 뇌수막염 사이에 어떤 연관이라도 있는 것인가?

수족구병은 말 그대로 손(手)과 발(足)에 빨간 수포성 발진과 잇몸·혀·입(口)안 점막의 궤양성 병변을 그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꼭 손과 발에만 발진이 나는 것이 아니다. 엉덩이·팔·다리·몸통·얼굴에도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어떤 환아는 입안은 멀쩡한데 몸 전체에 발진이 생기기도 하고, 어떤 환아는 몸은 멀쩡한데 입안에만 궤양성 병변이 있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이나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71의 감염에 의해 주로 5세 미만의 소아들에게 발생하나 환아를 돌보는 엄마들에게도 감염되는 경우를 간혹 본다.

수족구병은 전염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수족구병으로 진단된 환아는 자가 격리시키는 것이 좋다. 감염된 환자와 접촉하면 약 4~6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면서 발진·수포·입안 궤양 등이 손·발 입 안에 생기게 된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뇌수막염·뇌염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주로 엔테로바이러스 71인데 최근 뇌수막염으로 본원에 입원했던 환아도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엔테로바이러스 뇌수막염으로 확진됐었다. 만약 아이가 심한 두통이 있거나 구토를 한다면, 뇌수막염이나 뇌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접종도 없고 특별한 치료방법도 없다. 수족구병에 걸린 경우 약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고열 및 입안의 통증 때문에 잘 먹지 못해 탈수·탈진·경련·심하면 쇼크까지 올 수 있으므로 수액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뇌수막염 같은 중추신경계 합병증을 미리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통·구토·의식저하 등의 심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해 경과를 관찰 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족구병 예방을 위해서는 수시로 손을 씻고, 영유아 장난감·놀이기구·집기 등을 자주 소독해 주며, 환아의 침·진물·배설물이 묻은 옷 등을 깨끗이 세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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