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거제블루시티투어 활성화, 무엇이 문제인가]대전·가평시티투어 통해 바라본 성공해법

경기 가평군, 해설사 설명없지만 연간 15만명 이상 이용…도로인프라 구축은 과제
전국 최초 시티투어 도입한 대전광역시, 다시 찾고싶은 도시 이미지 변화에 집중

365일 연중무휴 경기도 가평군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이 돼주는 버스가 있다. 단돈 6000원이면 그날 하루 가평군의 유명 관광지 어디든 실어주는 가평시티투어는 여행객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운영되는 관광지 순환버스라 불린다.

타 지자체처럼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도, 운전자의 친절함도 자리하지 않지만 교통편이 불편한 가평군에 '편의'를 제공해주는 버스에 불평보다는 칭찬이 먼저 흘러나온다. 친구들과 가평을 찾는 10·20대들이 주 고객층으로 굽이치는 능선을 빠르게 달리는 버스는 그들에게 속도감 있는 놀이기구에 불과하다.

가평시티투어가 자리잡은 지 올해로 4년. 연간 15만명 이상이 가평시티투어를 이용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5월까지만 약 9만명이 이용해 종전 2014년의 최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가평시티투어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평군에 도착만 하면 어디에서든 탈 수 있도록 승·하차지를 구성했다. 부산시티투어가 부산역을 양보할 수 없듯 가평시티투어는 가평역과 청평역, 가평터미널과 청평터미널에서 멈춘다.

특히 가평시티투어 이용객 중 90% 이상이 전철이용객인 만큼 2010년 복선전철이 연결되면서 전철 도착시간에 맞춰 시티투어 시간표를 구성한 점은 이용객들의 편의를 더욱 증대했다는 분석이다. 자라섬캠핑장·남이섬·쁘띠프랑스·아침고요수목원을 중점으로 연결되는 A코스는 이용객이 너무 많아 걱정일 정도로 많은 이용객이 찾고 있다.

특히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해 있지만 가평군에서도 유람선을 탈 수 있도록 춘천시와 협의를 거쳤다. 이를 통해 연간 250만명이 찾는 남이섬 관광객까지 가평시티투어에 수용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쁘띠프랑스'가 중국에서 방영된 '런닝맨'과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중국관광객까지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시티투어 운전기사가 할 수 있는 중국말은 "한 사람당 6000원" 뿐이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이 가평시티투어를 이용하는 이유는 대체도로가 없는 양방향 2차선 도로인 가평군에서 가장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각 관광지마다 가늠할 수 없는 거리를 시티투어 운행시각에 맞춰 움직이면 조금은 빠듯하지만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다 돌아볼 수 있는 이유도 크다.

가평군에서 민간위탁운영 중인 가평시티투어 코스는 최초 사업자가 구성한 노선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인기있는 A코스의 이용객 분산을 위해 남이섬과 쁘띠프랑스를 제외하고 주변 관광지를 더 추가해 B코스를 신설했지만 별다른 반향이 없어 존폐위기에 처해 있다.

가평군청 관광사업단 박상현 주무관은 "기존 A코스 노선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노출된 상태다. 가평군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색다른 코스개발을 사업자 측에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현재 운행중인 A코스는 많은 이용객들이 이용하는 만큼 '안전 확보'에 보다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의 최대축제인 '자라섬 재즈축제' 때에는 급작스럽게 몰리는 관광객으로 도로가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나 환불민원이 속출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도로인프라 구축은 가평군의 과제이기도 하다. 또 성수기 평일과 비수기 평일의 격차가 크다는 점도 가평군의 고민거리다.

박 주무관은 "2대에서 시작한 가평시티투어가 현재 8대로 늘어나 16회 운영하는 것은 장족의 발전"이라며 "도로인프라 구축과 평일에도 관광객 수요가 일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대전광역시, 수익창출보다 도시 이미지 제고에 의미 부여

대덕연구단지와 카이스트가 자리하고 있는 대전광역시는 과학의 도시라 불리지만 상대적으로 역사문화와 관광지로서의 이미지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대전시는 지자체 최초로 시티투어를 1999년도에 시작했다. 올해로 17년 째 운영 중인 대전시티투어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테마형이다.

매주 월·화요일을 제외하고 수~일요일 5일 동안 매일 다른 주제로 관광객을 맞이하는 대전시티투어는 관광성수기인 4~10월은 1일 2회씩, 그 외의 달에는 1일 1회씩 운영 중이다.

국립중앙과학관·대전시민천문대·솔로몬로파크 등으로 이어지는 과학투어는 수요일에, 대전역사박물관·효월드·동춘당 등 대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문화투어는 목요일, 대전을 대표하는 자연휴양림과 유성온천 족욕체험장을 거치는 힐링투어는 금요일, 최근 인기인 계족산 황톳길 투어는 토요일, 생태관광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투어는 일요일에 운영된다.

다양한 코스를 구성한 이유는 대전에 머무르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모습의 대전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과 전라·경상권의 교통 중심지인 대전에 잠시 머무르는 이들에게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효과도 있다. 대전시가 시티투어를 운영하는 이유는 과학도시 이미지와 더불어 힐링도 할 수 있고 생태체험도 할 수 있는 다양한 면모를 가진 도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대전광역시 관광진흥과 안재영 관광기획팀장은 "대전시는 '관광하며 머무르는 도시'라는 이미지 보다는 일적 또는 공적으로 찾는 간이역 역할을 하는 도시"라며 "대전시티투어를 활용해 차가운 과학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힐링을 할 수 있는 도시임을 알리려는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대전시티투어는 민간업체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노선과 관광지 선정, 주제설정은 대전시에서 도맡아 하고 있어 타 지자체와의 협의가 용이하다.

덕분에 도심지인 대전시의 한계를 벗어나 백제권 문화유산을 연계 코스를 운영 중이다. 인근의 충남 부여·공주·보은·청주와 세종시를 연계한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안 팀장은 "대전은 도심지라 노선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지금 현재 연계된 지자체 뿐 아니라 전라권까지 확대를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대전의 밤을 보여줄 수 있는 '시티 야간투어'도 운영 중이다. 엑스포광장에서 시민천문대까지 이어지는 노선은 지난 6월17일부터 오는 9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이벤트성으로 진행하고 있다. 50인승 버스에 40명 이상이 사전예약을 할 만큼 인기가 높다.

대전시티투어를 이용하면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대 반드시 대전중앙시장에 들리게 돼 있다. 대전시는 이를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일주일에 5번, 30명 이상씩 찾다보니 시장 상인들이 고객을 맞이하는 태도부터 달라졌고 이는 시장상권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대전광역시 박성룡 관광진흥과장은 "시티투어 운영을 통한 수익보다 시티투어를 이용함으로써 이용객들이 대전시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고 어떤 목적에서든 또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생각이 변화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목정 달성은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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