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거제블루시티투어 활성화, 무엇이 문제인가]부산·경주, 시티투어 활성화 해법은

경주시, 5개 코스로 운행 버스기사와 해설사 의견 수렴해…코스 신설·수정·폐쇄 지속 개선
부산관광공사, 2010년 2층 오픈탑 버스 도입하며 이용객·매출 증가…관광만족도 치중

곳곳에 문화유적이 산재한 경주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볼거리가 다양하다. 그리고 그 볼거리를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 경주시티투어를 탑승하는 것이다.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시티투어는 ㈜천마관광에서 고적순회관광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의 경주시티투어로 자리 잡았다.

경주시에서 보조금을 받지 않고 ㈜천마관광 자체사업비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요금은 타 지자체보다 비싼 편이다. 현재 경주시는 3년 전부터 ㈜천마관광의 시티투어 리플렛만 제작해 주고 있다.

시티투어가 자리잡기 전 숙소 투숙객을 대상으로 홍보를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시티투어의 승·하차지는 경주의 주요 숙소를 거친다. 할인행사는 없지만 숙소와 연계한 이벤트는 종종 있다.

경주시티투어는 하루 1회 운영된다. 코스는 신라역사권·동해안권·세계문화유산권·양동마을남산권·야간 시티투어 등 5코스로 나뉜다. 코스 구성은 시티투어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들과 문화관광해설사의 의견을 수렴해 신설·수정·폐쇄된다.

야간 시티투어를 제외한 4코스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면 겹치지 않는다. 당일 관광객부터 장기간 머무는 관광객까지 수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전략은 관광객과 사업자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다.

가장 인기있는 노선인 신라역사권과 세계문화유산권·야간 시티투어는 매일 운행하고 동해안권은 화·목·토·일요일 운행한다. 양동마을 남산권은 주말에만 이용할 수 있다.

경주시티투어 노선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천마관광 김미애 부장은 "2010년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발 빠르게 코스를 신설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다년간의 코스 선호도 분석을 해보니 국내관광객들은 익숙한 걸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새로운 것을 발굴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며 "그래서 경주시티투어는 '문화관광해설사가 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시티투어는 탑승객의 탑승부터 하차까지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한다.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이 좋아 재 탑승하는 관광객도 전체의 15% 이상이다.

경주시티투어를 찾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아이들에게 신라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가족단위 관광객이나 경주에 추억이 있는 재방문객이다. 전체 방문객의 10%에 해당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사전에 문의하면 영어·일어·중국어 해설까지 가능하다.

경주시티투어는 연간 평균 6만5000명~7만명이 찾는다. 2014년 세월호와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가족단위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지난 2년은 9만명이 넘게 찾았다. 올해는 6월까지 5만명이 찾아 현재 추세라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주시티투어를 운영하는 ㈜천마관광은 관광버스를 운행 및 대여하는 회사다. ㈜천마관광에서 시티투어는 전체 수입의 20%를 차지하지만 광고효과는 어떤 사업보다 크다.

김미애 ㈜천마관광 부장은 "민간사업이기에 수익을 따져야겠지만 그보다 더 큰 목표를 가져야 한다"며 "시티투어는 노선 확장보다 중요한 것은 관광객이 가장 보고 싶고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 '알짜배기 구성'"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또 "보여주고 싶다고 다 넣는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 그리고 노선별 테마가 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번 결제하고 부산 관광지 어디든 갈 수 있는 부산시티투어

일일이용객 평균 600명 이상, 연간매출만 20억원 이상. 전국 광역시·도지자체 시티투어 중 가장 성공한 사례인 부산시티투어의 실적이다. 부산시티투어버스의 전체 이용객 80% 이상이 타지 여행객이다.

부산시티투어버스는 관광객이 부산에 첫 발을 내딛는 관문인 부산역에서 출발한다. 유동인구와 차량이 많아 복잡함이 과중된다는 민원에도 현재 위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시티투어는 시티투어 코스와 테마예약코스로 나뉜다. 시티투어코스는 순환형으로 3가지 노선이 있고, 테마예약코스는 예약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야경투어다.

부산역 정류장에는 30~40분 간격으로 순환형 버스가 운행된다. 평일에는 몰라도 휴일에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탈 수 있을 만큼 인기다.

부산시티투어의 인기는 2층 버스 오픈탑이 도입되면서부터 시작됐다. 2002년 민간 버스회사가 운영을 시작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해 적자 경영에 허덕이다 2006년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발주한 부산관광개발(주)가 운영을 맡기 시작하면서 2층 버스를 도입해 연간 이용객 2만명을 넘겼다.

그리고 2010년 2층 버스 오픈 탑이 도입되면서 이용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기존 이용객 수의 69.4%가 늘어난 10만명에 이르렀다.

지난 2013년부터 부산관광공사가 운영해 왔던 부산시티투어는 지난해 7월부터 동부산 운행은 부산관광공사가, 서부산 운행은 민간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차량도 증가해 처음 1층 버스 3대로 시작했던 사업이 현재는 1층 버스 5대, 2층 버스 3대, 2층 오픈탑 4대로 총 12대의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수입'보다는 '관광 만족도'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부산관광공사는 4억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지난해 민간사업자와 분리되면서 흑자규모가 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수익창출'이 된 것에 이의를 두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부산시티투어 송순옥 팀장은 "공사에서 수익을 쫓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생기고 민간 운영과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수익보다는 서비스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공익성'에 강조했다.

부산시티투어는 오픈탑 버스로 부산시가 갖고 있는 다양한 경관을 보여준다. 부산역을 중심으로 한 옛 시가지부터 해운대 주변의 신 시가지까지 원하는 곳에 내리고 탈 수 있어 이동하기가 자유롭다. 하차할 때마다 다음 버스가 몇 시에 도착하는지 알려주는 등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또 한 번 티켓을 구매하면 당일은 추가 요금없이 자유롭게 어느 노선이든 이용 가능한 것도 이점이다. 차량 내부에서는 명소를 지날 때마다 정감 가는 부산사투리 설명이 관광객의 흥미를 돋운다. 단점이라면 시간대가 어긋나면 부산의 교통체증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송 팀장은 "부산은 신시가지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시티투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사의 역할"이라며 "언제 부산을 찾더라도 다른 모습의 부산을 늘 구경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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