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채예술대전 문인화 부문 한국예총회장상 수상 강경숙씨

'무슨 일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 동안 해당 일을 공부하거나 경험해야 한다'라는 '1만 시간의 법칙'이 회자된 적이 있다.

이 법칙은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혹자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재능'이라며 부정하기도 했다. '1만 시간의 법칙'의 옳고 그름을 떠나 최근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50대 여성이 '1만 시간의 법칙'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월 (사)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가 주최한 '2016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 문인화 부문에서 강경숙씨(54·거제시 옥포동)가 특별상인 한국예총회장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35회를 맞은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은 부채를 예술 장르로 승화시켜 과거와 현재의 맥을 이어주기 위해 매년 열리는 전국 규모의 대회다. 그녀가 받은 한국예총회장상은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은 작품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그녀의 작품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들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가 특별히 화실을 다니거나 화방을 꾸려 실력을 키워온 기존 작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옥포2동 주민자치센터 한국화교실에서 일주일에 두 번 녹산 구자옥 선생의 지도를 받은 것이 전부다.

강씨는 "스스로 생각해 보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붓을 놓지 않고 꾸준하게 해온 결과인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지도해주신 녹산 선생과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림을 그린 뒤 자기가 좋아하는 시(詩) 한 구절을 적어놓는 것이 '문인화'라고 간략하게 정의해 본다면 시화(詩畵)나 문인화는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하지만 시화와 달리 문인화는 그림이 주(主)가 된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녀가 처음 붓을 잡은 것은 15년 전. 모든 이의 삶의 무게가 자신보다는 무거울 것이라 여기며 인내하고 살아온 보통의 우리 어머니 같은 그녀다. 하지만 그녀 역시 자신속의 뭔가를 분출하고 싶었고, 토해내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서예였다.

서예를 시작하고 입선과 특선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을 만큼 그 분야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인화'에 발을 디딘 것은 4년 전부터. 서예가 가능한 그녀로서는 아마도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리라.

강씨는 시간을 쪼개고 쪼갰다. 남편을 향해, 자식들을 향해, 자신의 일터에, 그리고 자신을 향해. 자신의 활동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누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일념만 있었다.

지금도 새벽 3시까지 불을 밝히며 그림에 열중인 그녀는 영원한 지지자 남편에게서 '그만 자라'는 말을 잔소리처럼 듣는다고 한다. 하지만 붓을 잡고 몰입하는 시간은 그녀가 누리는 가장 큰 행복의 시간이기에 처음 같은 열정에는 변함이 없다. 그녀 스스로가 체득한 것은 결국 시간을 채워나가는데 있어 선행돼야 하는 것은 '재능' 보다는 '열정'이라는 것이다.

강씨는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내가 그림 속에 들어가 있다"며"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마음이 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잠시 손에서 붓이 놓였던 순간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결코 붓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강씨는 "이번 수상은 열정으로 만들어낸 꾸준함이 준 선물"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이름난 작가들을 스승삼아 터치를 따라해 보고, 그것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질문을 쏟아냈던 지난 시간 속에서 스승과 동료들은 나에게 큰 힘이었고 자양분이었다"는 말로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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