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조 소프라노 반효진 독창회, 지난 11일 문예회관 대극장서
가족·단원·모교 후배·거제시민 등 객석 가득 메운 특별한 저녁

따뜻하고 포근한 목소리로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메조 소프라노 반효진 독창회가 지난 11일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조선업의 불황으로 침체돼 있는 거제에 음악을 들고 찾아온 반씨는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마음에 기쁨과 행복을 선사했다. 강렬한 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반씨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첫 곡부터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프라노와 알토의 중간 음역을 다루는 메조 소프라노의 부드러운 음색은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들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했다.

동료 단원들의 축하공연과 이어진 남미 스테이지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독창회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풍성하고 황홀한 무대를 보여줬다.

특히 파라과이로 해외 봉사를 다녀온 반씨가 그 곳에서 자신이 느꼈던 행복을 마음에 담아 멕시코 민요 및 탱고 음악으로 노래했던 남미 스테이지에서는 모든 관객이 하나가 돼 들썩거릴 정도로 흥겨운 시간이었다.

이번 반씨의 독창회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어떻게 세공하느냐에 따라 1000배의 가치를 가진 보석으로 달라지게 되는 것처럼 그의 삶에 임한 하나님을 분명히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거제도의 외진 시골에서 태어나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던 소녀였던 그녀가 그라시아스 합창단을 만나 음악을 통해 다른 이들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하게 된 이야기와 합창단과 함께 해온 지난 시간들을 담아 준비된 영상은 객석을 감동의 눈물로 가득 채웠다.

이날 독창회에는 그녀가 어릴 때 불의의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버지와 모교에서 찾아온 40여명의 후배와 교사, 거제시민이 객석을 메웠다.

반씨는 자신이 받았던 행복과 감사를 정성을 다해 노래했고, 관객들도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열렬한 호응으로 마음을 함께했다. 마지막 순서였던 한국의 대표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반씨의 깊은 목소리로 울려퍼지자 1200석의 대공연장은 음악이 주는 감동으로 가득 찼다.

푸른 바다를 닮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고향 거제를 찾아온 메조 소프라노 반효진의 독창회는 함께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기쁨으로 넘치게 한 특별한 저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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