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공예협회 김흥수 회장

공예(工藝)라는 사전적 의미를 따져본다면 실용적 물건의 본래의 기능(機能)과 미적 장식(裝飾)의 양면을 조화시켜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부분이 생활과 직결된 것이었던 만큼 재료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도 있다.

'제6회 거제시공예협회 회원전'이 거제시청 1층 도란도란 쉼터 앞 전시실에서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됐다.

회원들이 만든 도자기·목공예·섬유공예·한지공예 등 30여점의 작품과 공예품 50여점도 출품돼 전시됐다. 또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조개껍질 팔찌 제작 등 무료체험 기회도 제공했다.

2010년에 설립 시 10명으로 출발한 거제시공예협회는 현재 18명의 회원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6년이라는 활동기간에 비해 조금은 초라한 회원수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활동은 쉼 없다.

특히 30년이라는 시간동안 공예품에서 손을 놓고 있지 않은 김흥수 회장은 1984년부터 이어진 공예품 경진대회에 참여해 30회에 가까운 수상경력을 뽐내고 있다.

입선·특선·대상 종류별로 프로필을 써놓은 자리가 빼곡하다. 그렇다 보니 공예협회 회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비록 공예가로서의 자부심이 주린 배를 부르게 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배를 주린다는 것은 아니다. 전국 어디를 가서도 이름 석자만으로 대접을 받는 이들이지만 유독 고향인 거제에선 무명인이다.

김 회장은 "경상남도 관광기념 공모전에 가서 대상도 받아봤는데 대상받으면 뭐하나. 상 저기 모아놨다. 구석에 쌓아놨다"며 구석진 곳에 먼지로 쌓여있는 박스들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몽돌이 몽순이가 관광상품인 줄 아는가? 아니다. 아무도 모른다. 우리만 그렇게 부를 뿐이다"라는 말로 거제의 관광홍보의 부재를 꼬집었다.

한 예로 지난해 모 TV 방송에서 대나무를 발에 비비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방송 후 칠천도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로 대나무를 구매하겠다는 연락이 끊임이 이어졌다고 한다. 30년의 작품 활동보다 단 1시간짜리의 홍보가 이뤄낸 결과다.

지역 어느 곳을 가도 관광지를 대표하는 물건들이 당당히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당기고 있는데 반해 거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거제고유의 공예품 판매소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입으로는 관광거제를 말하면서도 관광객의 손에 우리 것을 사서 떠나갈 수 있겠끔 하는 자체상품에 대한 홍보가 없을 뿐더러 판매장소도 없는 것이 지금의 실정"라며 거제의 관광행정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육순 청춘 김 회장은 공예협회가 생기고 6년이라는 시간동안 계속해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도 혜택도 없다보니 나서는 회원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와 협회 회원들이 꿈을 멈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안에 '공예예술문화축제'와 내년엔 '거제공예아트페어'를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나름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은 "아직은 계획 단계이지만 나의 꿈이기도 한 두 행사를 성사시키고 싶다"면서 "공예축제와 아트페어는 공예를 하고 예술 활동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활동하고, 경쟁하고, 단합하는 장이 될 되어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더불어 그는 "공예협회 회장의 보람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로 차기회장에게 넘기고 싶다"는 말로 회장으로서 책임감을 내비췄다.

"공예는 나에게 예술이며 삶"이라고 강조한 김 회장은 "30년 세월을 해왔듯이 나머지 세월을 해 나갈 계획이다. 일반인이나 특히 퇴직자들을 위한 교육을 통해 좀 더 다가가면서 이 사회에 내 재주를 돌려줄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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