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산촌만간척지, 관광개발의 가능성을 엿본다]생태관광, 타 지자체들의 노력은①

창녕군, 우포늪 특성 살려 마을마다 다양한 생태체험마을 운영
전국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며 마늘·양파 고부가가치 상품 도약
김해시, 화포천습지 생태체험장 조성…자연훼손 최소화 방침
▲ 창녕 우포늪

약 1억4000년만 전에 생성된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최대 규모의 자연내륙습지인 생태계의 보고다. 15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이곳은 '최대'와 '유일'의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다.

연간 탐방객이 85만여명에 이르는 우포늪은 2010년 정부에서 선정한 한국형생태관광 10대 모델사업지역이자,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관한 생태관광자원부문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돼 매년 관광객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우포늪 생태관광활성화 사업은 우포늪 인근 4개 생태체험마을 주민, 창녕군 문화관광해설사, 우포늪 생태해설사, 우포권역단위종합정비추진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 사단법인 창녕우포늪 생태관광협회가 2014년 9월 창립되면서 '주민'이 주도한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으로 본격화 됐다.

우포늪이 위치한 유어·이방·대합·대지 등 4개면에서 운영하는 생태체험마을은 생태관광지로서의 모범사례가 됐다.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보이는 우포늪의 특성을 살려 마을마다 다른 명칭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유어면에 위치한 '따오기를 품은 세진마을'은 세계 최초의 람사르 시범마을로 지정돼 따오기 복원센터 앞 철새 쉼터 조성, 친환경 무농약 쌀 등을 재배한다. 국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는 2013년 우포늪 도입 당시 4마리였던 개체 수가 작년까지 90마리로 증식 됐다. 2017년 이후 100마리 이상 개체증식 시 방사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이방면의 '우포늪 기러기마을'은 생계유지를 위해 우포늪에서 어로행위를 하는 12어가가 모여 사는 곳이다. 우포늪 어부의 모습은 또 다른 우포늪의 삶을 보여주며 쪽배타기·우포늪생태관찰·고기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연간 8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 대합면 '우포가시연꽃마을'은 2011년 도농교류 촉진법에 의한 휴양마을로 살고 싶은 마을 100곳에 속하는 마을이다. 평소 도시인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생이가래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우포늪 반딧불이 마을'은 우포늪의 일출·일몰 감상과 생태체험이 가능하다.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관광'에 '생태'를 더한 우포늪 생태관광은 여전히 개발논리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타 지자체 습지관광지보다 앞서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도 여전히 상존한다.

창녕군청 노수열 생태기획팀장은 "우포늪이 전국적인 관광지가 됐지만 개발하려는 이들과 습지보전이 우선인 이들로 갈등은 여전하다"며 "관광객이 몰리는 만큼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것을 해결하려면 우포늪의 생태계에 위협이 돼 무엇을 지켜줘야 하고 무엇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포늪이 전국적 관광지로서 자리를 잡으면서 우포늪 인근마을에서 재배하는 농산품은 '우포누리'라는 브랜드로 우포늪의 깨끗한 이미지 덕분에 고부가가치 상품이 됐다. 전국 최대의 마늘·양파 농산지인 창녕은 타 지역의 농산품보다 1.5배 이상의 가격이 매겨진다.

노 팀장은 "앞으로의 관광 트렌드는 젊은 층과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사로잡아야 한다"며 "소수가 오더라도 제대로 느끼고 갈 수 있는 관광지, 도심지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심신이 정화가 되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창녕군청은 우포늪의 생태보전과 지역민 수익창출을 위해 유료 전환 시 관광객 수와 통제 인원을 용역 실시 중에 있다. 결과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께부터 일일 관광객 방문 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 김해 화포천습지

습지를 이용한 체험형 프로그램 특화, 김해 화포천습지

낙동강 배후에 위치한 자연습지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하천형 습지인 김해 화포천 습지는 화포천 중·하류에 위치한 화포천 습지생태공원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지난 2008년 생태공원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화포천 살리기' 이전에는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지만 현재는 가까이서 생태계를 보고 만질 수 있는 생태체험장으로 변모했다.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다양한 경관의 특색과 생태적인 특징을 고려해 큰기러기뜰, 노랑부리저어새뜰, 노랑어리연꽃뜰, 창포뜰, 물억새뜰 등 5개 구간으로 나눠진다. 구간 별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참여하는 관광객만 연간 4만명 이상이다.
 또 3.5km의 화포천습지에는 7개 코스의 탐방로가 구성돼 있다. 각각의 코스는 짧게는 2km, 길게는 5km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전 구간에 데크가 설치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둘러볼 수 있다. 인공시설물이 많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생물 서식지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행정의 노력으로 화포천습지에 머무르는 생물 개체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김해시청은 화포천습지생태공원과 인근 관광지인 봉하마을·레일파크를 스토리텔링으로 연계하는 사업을 고민 중에 있다.
 김해시 친환경생태과 이정언 자연생태계장은 "현재 김해시 정책은 습지보전보다 습지관광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생태계를 가까이서 직접 만지고 느끼고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더욱 활발하게 계획하고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계장은 또 "스탬프 관광 등 소소한 체험 프로그램은 많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화포천습지만의 핵심 체험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지역 주요 관광지와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김해시의 대표 관광지로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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