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 산촌만간척지, 관광개발의 가능성을 엿본다]생태관광 패러다임 변화, 순천만에 주목

행정의 철저한 계획과 주민·NGO '거버넌스'의 힘이 더해져
5년마다 습지관리계획 수립해 진단…경제 효과 연 1700억원

910.44㎢ 면적의 순천시는 크게 4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각종 도심지 시설이 있는 도심공간, 순천만국가정원이 있는 전이공간, 인공시설과 자연습지 중간을 이어주는 완충공간, 그리고 자연생태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절대보전공간이 그것이다. 도시관리계획을 습지보전계획에 맞춰 진행했기에 가능한 구성이다.

매 5년마다 습지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갯벌의 건강과 갈대군락의 변화된 순천만의 환경을 진단하고 새로운 보전 및 이용 계획을 재설정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의 순천만 습지 모습을 갖춘 건 2013년. 순천만 조성으로 창출된 일자리만 1만3800여개고, 연간 경제적 효과는 1747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로 뻗어가는 순천만에 발맞춰 2007년 고작 7명밖에 되지 않았던 담당 공무원이 현재는 순천만관리센터에 소속된 공무원만 120명으로 늘어났다.

순천만이 세계5대 연안 생태습지로 서기까지는 행정의 일관되고 중심적인 계획과 발맞춰 국내외 습지생태 전문가·지역주민대표·환경단체 등 NGO로 구성된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했다.

이들로 구성된 순천만습지위원회는 주민참여 소위원회를 운영해 주민참여 공모사업 등의 심의 기능을 부여하고 에코톡(Eco-Talk) 습지 포럼을 매월 개최해 순천만 현안문제를 다루는 집단 토론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순천만상류정비사업이 시작된 1992년 국·공유지가 아닌 곳만 700통 2400필지, 전자메일이 발달되지 않은 시절 장기적 계획을 갖고 꾸준히 주민들에게 편지우편을 보내며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사업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정적으로 보는 주민들이 일부 있어 지속적인 대화만이 방법이라고 순천만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기정 순천만 보전과장은 "한 정책에 있어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설득이 되지 않는다 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대화를 위한 장 마련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결과물은 순천만 담당 주무관에서 현재 순천만 보전과장이 된 이기정 과장의 끊임없는 설득과 행정의 연속성이 큰 역할을 했다. 주민들을 상대하는 이가 조직개편 때마다 바뀌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대화해 노하우가 쌓인 것이다.

주민참여 공모사업, 주차예약제 실시 등 체류형 관광지 도약 시도

습지보전을 위한 순천만권역 주민참여 확대를 위해 주민참여 공모사업을 실시하고 주민주도형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운영과 갈대관리사업 및 순천만 쉼터 운영이 있다.

올해 4월부터 순천시는 자연생태습지인 순천만에 주차예약제를 시행함으로써 운영시간인 오전 8시~오후 6시까지 3·4·3시간씩 각 500대의 차량만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주차예약제가 자리를 잡으면 순천시는 자연생태습지 주차장을 최소화시킬 예정이다. 주차장 위치가 생태습지와 너무 근접해 습지파괴 염려가 있어서다.

또 절대보전공간과 완충공간에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이 있지만 도심공간이 확대되는 만큼 내부적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순천시는 도심공간이 전이공간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순천만 습지를 연결하는 스카이큐브를 통해 이동하고 숙식은 도심지역에서 해결해 순천만을 통해 순천시 전체 지역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목표로 진행 중에 있다.

순천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습지의 일부만 잠시 보고 가는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순천만 국가정원에서부터 태초의 자연 생태계를 볼 수 있는 순천만 습지까지 습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과 관광이 동시에 이뤄지고 체류해서 머무를 수밖에 없는 관광지로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이와 더불어 절대보전공간인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을 찾는 관광객을 제한해 자연생태연안습지로서의 가치를 더 높이고 면적은 더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순천만에만 등록돼 있는 람사르협약을 주변 농경지와 동천 등 통합적인 습지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람사르협약 등록을 추진 중에 있다.

순천만관리센터에 따르면 작년 순천만 국가정원을 찾은 관광객은 550만 명, 생태공원을 찾은 관광객은 230만 명이다. 올해는 취합 800만 이상을 바라보는 순천시는 순천만 국가정원을 영구 개장하고 생태공원의 직접 방문은 감소하는 추세에 맞춰 생태습지의 보존을 더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기정 과장은 "이제 순천만은 '순천시 전체에 어떤 이점을 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순천만 생태습지의 영원한 보전'에 대한 과제가 남았다"며 "습지의 매력은 사시사철 다른 모습과 생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 오고 안 오는 곳이 아닌 '다음엔 또 어떤 모습일까'라고 기대하게 만드는 곳으로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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