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1841-1919·프랑스)

그림의 무대는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 야외의 댄스홀입니다. 군데군데 켜진 조명등은 은빛으로 빛나고 그 빛을 받은 여인들의 얼굴에서는 아름다운 광채가 발산하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남녀들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그 뒤로는 댄스에 열중한 아가씨들의 홍조 띤 얼굴이 보입니다. 댄스홀의 바닥에 일렁이는 흰색 반사광들은 춤추는 아가씨들의 들뜬 감정과 파티의 열기를 강조하는 듯 합니다. 

르누아르는 서른다섯에 이 작품을 완성합니다. 지금은 파리의 중심가에 있는 유흥가이지만, 르누아르가 살았던 당시만 해도 파리의 외곽으로 언덕에는 과수원과 무성한 풀밭, 그리고 풍차들 사이로 가난한 화가들의 안식처인 카페들이 자리했던 가난한 몽마르트르. 그곳에 르누아르는 1873년에 화실을 마련합니다.

새 화실을 열고는 작품의 소재를 찾던 그에게는 몽마르트르의 유원지인 물랭 드 라 갈레트에서 열리는 댄스파티는 매력적인 소재였습니다.

1년 정도의 작업 끝에 1877년의 제3회 인상파전에 작품을 출품하게 됩니다. 당시로는 좋은 평을 듣진 못했지만 명작을 알아보는 귀스타브 카유보트는 이 작품을 사들이게 됩니다. 이후 르누아르는 이 작품으로 높은 명성을 얻게 됩니다.

여인들의 발그레해진 뺨과 상기된 표정, 파티를 위해 아껴 둔 화사한 드레스, 초여름 주말의 아름다운 저녁,  아가씨들의 생기 넘치는 얼굴과 빛나는 눈동자,그리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시선들….

바로 이 순간, 다시 오지 않는 젊음의 한 순간과 그를 아낌없이 즐기려는 모습들과 밀려드는 행복감이 느껴집니다. 그 모든 것이 화가의 화폭에서 찬란한 광채를 내며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5월도 그러하길 바랍니다.                 <글 : 권용복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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