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암 조각공원, 색색의 튤립 만개해 상춘객 유혹
독봉산 웰빙공원, 10만본의 꽃으로 둘러싸여 장관

양지암공원
능포동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양지암공원은 수많은 튤립들이 봉우리를 터트린 채 사람들을 맞이한다. 지난 3월 중순부터 봄을 알리기 시작한 벚꽃과 어깨를 견주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장미꽃동산이라는 이름을 뒤로 한 채 지난해 12월 튤립꽃동산으로 조성된 이곳은 1500㎡ 규모에 1만2000본의 튤립이 심겨있다. 지난 1월에는 유채꽃밭도 함께 조성됐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사람들의 시선을 먼저 사로잡았다면 지금은 튤립꽃동산의 튤립들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심쿵' 하게 만든다.

주말이면 5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고, 평일에도 200~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조각공원과 장승포로 이어진 산책코스는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꽃과 더불어 힐링의 시간을 안겨준다.

마을주민 윤도경씨(77)는 "집에서 500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자주 온다"며 "산책할 수 있는 공간에다 가꿔진 꽃과 조각 작품에 바다와 파도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윤씨는 "올해는 작년보다 관광객이 더 많이 오는 것 같다"면서"언제 겨울이 있었던가 싶고, 이런 좋은 봄이 또 있겠나 싶을 정도로 새롭다"고 덧붙였다.

가족들과 이곳을 찾은 유상미씨(여·35·아주동)는 "아기에게 꽃을 보여 주기위해 왔다"면서 "시어른이 능포동에 살고 있어 한 번씩 들른다"고 말했다. 유씨는 "꽃이 있는 이 봄이 너무 좋다"면서 "싱싱하고 예쁜 꽃들처럼 우리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화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공원 관리인 배연길씨(61)는 "양지암꽃동산과 조각공원 및 장승포로 이어져있는 건강도로가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식의 장소가 됐다"면서 "4월 말까지는 튤립이 필 것이고, 이어 꽃양귀비가 꽃망울을 터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3일부터 지역대표축제인 양지암축제가 예정돼 있어 더욱 활기를 띌 것"이라며 "주차장이 좁고 도로가 협소해 관광버스가 들어오기라도 할 경우에는 주차대란을 일으키기가 일쑤다. 차를 놓고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러 온다고 생각하면 훨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원 내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는 삼가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공원벤치에 앉아 능포시내를 내려다 보고 있는 어르신의 한가로움이 짙은 꽃내음 속에서 기분 좋은 나른함으로 다가온다.

독봉산웰빙공원
독봉산 웰빙공원도 봄옷으로 단장했다. 노랗고 붉은 튤립과 다양한 꽃들이 봄의 전령사가 돼 도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4월 중순인데도 조금은 차게 느껴지는 바람은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노곤함으로 변한다.

총 면적 4만2100㎡으로 조성된 독봉산 웰빙공원은 2010년 준공됐다. 공원을 끼고 흐르는 고현천에는 많은 수생식물과 물고기를 볼 수 있다.

독봉산웰빙공원의 영원한 숙제인 좁은 주차장은 아직도 새 단장을 못한 채 자갈소리와 함께 먼지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입구에 들어서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튤립과 무스카리·메리골드·크리산세멈·리빙스턴 데이지 등 형형색색의 꽃 10만본이 그들만의 자태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꽃들의 자태에 주차의 짜증은 먼 곳으로 떠나버린다. 휴대폰으로 셀프카메라를 찍는 소리와 카메라의 셔터소리가 더해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대변한다.

인라인을 타며 앞뒤로 묘기를 보이는 아이들과 이를 조금은 염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엄마, 봄볕을 만끽하며 돗자리를 깔아놓고 준비한 도시락을 나눠먹는 여인들의 수다스러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며 깔깔대고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봄옷을 준비한 이들의 보람처럼 정겹다.

아이와 함께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김진주씨(35·사등면)는 "3월부터 이곳으로 봄나들이를 오기 시작했다"면서 "놀이터에서 아이 혼자 놀아도 편하게 옆에서 지켜볼 수 있고, 꽃과 더불어 인라인을 타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특히 옆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편한 곳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시락을 준비해 소풍을 즐기고 있던 '한시'모임의 엄마들은 "아이들 개교기념일이라 이웃이면서 아이들의 친구인 엄마들과 도시락을 준비해서 왔다"며 "수양동에 살고 있는데 이런 공간이 있어서 좋다.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꽃과 사람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이들의 여유로운 모습에 새삼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머문 시간만큼 '마음의 여유'라는 선물을 집으로 가지고 돌아갈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리라.

하청·둔덕 유채꽃밭
벚꽃의 향연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자리에 노란 유채가 왕좌를 이어 받았다. '명랑·쾌활'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유채꽃이 4월의 봄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품종에 따른 개화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4월 말까지는 만개한 그들을 볼 수 있다.

꽃밭의 의미가 진정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듯한 이 노란 꽃무리들을 걷는 이는 발걸음을, 운전하는 이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기 충분하다.

잡힌 발길과 눈길은 이들의 색과 향기에 현기증으로 변한다. 하청면 실전리와 둔덕면 하둔리에 조성돼 있는 유채꽃 무리가 일으키는 노란꽃 파도가 봄의 바다에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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