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그룹이 세계 2위 크루즈선 조선업체 노르웨이 아커 야즈(AKER YARDS)를 전격 인수했다.

STX 조선은 지난 23일 노르웨이 아커 야즈의 지분 39.2%를 8억 달러(약 7천3백40억원)에 인수, 최대 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인수 대금은 국내 조선업계의 해외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커 야즈는 핀란드, 프랑스 등 8개국에서 18개 조선소를 운영 중이며 2만여명 인력에 연간 매출 48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조선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독일의 마이어 베르프트와 함께 3대 크루즈선 제조사로 꼽힌다.
STX조선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국내 조선소의 마지막 미개척 분야였던 크루즈선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STX측은 “이번 지분 취득은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아커 야즈의 원천 기술과 자사가 가지고 있는 선박 건조기술 및 조선기자재 공급 능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상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은 아니고 전략적 제휴 차원의 투자”라고 설명했지만 단계적인 경영권 인수 수순에 착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초특급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선은 척당 가격이 5억∼10억 달러에 달하는 최고가 선박으로 금액 기준으로 세계 선박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가 이 분야 선종을 건조한 사례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한편 강덕수 STX 그룹 회장은 2000년 11월 쌍용중공업(현 STX) 인수를 시작으로 2001년 10월 대동조선(STX 조선), 2002년 11월 산단에너지(STX 에너지), 2004년 11월 범양상선(STX팬오션) 등 잇따라 대형 M&A를 성사시킨 데 이어 이번에 한국 조선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한 크루즈선 조선업체마저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