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 윤성원 거제불교거사림 2기 학생회장
병신년이 시작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간다. 시간이 화살과 같이 빠르다. 유상한 세월은 유수와 같아서 정초 계획들을 실천하겠다고 소리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1월이 지나가고 있다. 봄을 기다리면 여름이 오고 이어 가을과 겨울이 오는 자연의 섭리처럼.

한 해를 시작하는 이때 경봉 큰스님께서 법상에 읊조렸던 청량한 게송이 생각난다.

'계절의 순환은 우리들 사람인생과 흡사하고 지난 과정을 보면 어려운 때가 고비 고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된다. 어떤 쪽으로든 해결되고 흐르는 시간 속에서 다 망각하게 마련이다. 사람들도 직장과 가정마다 어려운 일이 있었기에 공감하리라. 또 한 해가 가면 다 사라지는 고비들인데 그 당시에는 애가 타고 초조한 나머지 여유를 찾지 못하고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니 몸에 변이 생기고 설상가상으로 우환까지 맞이했던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힘든 터널을 지나 이제는 병도 우환도 약이 된 사람들도 계실 것이다. 계획은 세워지지만 실천없이는 절대 목표에 갈 수 없다.'

목적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계획대로 가지 못한다고 마음에 화가 났을 때 감정을 나게 한 원인에게 마음을 기울이면 결점은 실천하지 못한 것이 더 크게 보이고 화는 시작한 의지를 약하게 한다. 자신이 실천하지 못한 것에 다른 것을 찾게 되면 화가 더욱 더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화가 났을 때 사회가 아닌 의지가 약하다는 자기 마음으로 주의를 돌리게 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화가 일어나고 있는 내 마음이 초점이 되는 것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일으키는 대상에 계속 분석하고 주의를 기울이면 멈추지 않을 수 있다. 또 자신의 마음에 화가 일어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면 달리는 자동차에 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화가 멈추게 된다.

뿐만 아니라 화에 대한 감정 차림을 통해 지혜가 생기게 돼 감정을 철저히 버릴 수 있는 토대가 된다. 계획에서 차질이 있다면 지난 것에 화를 생각하고 지금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원인을 파악해 화를 버릴 수 있어야한다. 남이 한다고 계획만 세우고 실천이 없다면 어리석음을 조건으로 탐욕이 일어나고 탐욕을 조건으로 성냄이 일어난다. 실천없이 집착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는 것에 반성하며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가?'라고 반조해 봐야 한다. 그러면 자신이 무엇을 집착하는지 파악하게 되고 그것 때문에 화가 일어난 것을 이해하게 되면 목적을 세운 계획이 진행 될 것이다.

지난 시간 동안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극심하게 화가 나면 화를 가라 않히고 마음이 고요해진 상태에서 우리 자신의 원인을 반조해야 한다. 마음을 고요히 하고 감정을 어느 정도 가라 않히고 나서 그 원인을 반조해야 목적에 대해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원인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감정의 원인은 알지 못하고 계획을 버리려고만 한다면 감정을 억제하고 참는 것이 돼 오히려 괴로움을 키우게 된다. 우리는 아프면 진통제를 복용한다.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증이 완화되고 편안해지지만 통증의 원인이 치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병은 계속 진행되고 진통제의 효과가 떨어지면 더 큰 통증이 온다. 통증을 완전히 없애려면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 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이처럼 감정의 원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근원적으로 감정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존재는 무상하기 때문에 무아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화를 낼 대상이 변화고 있고 실체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이 시간도 존재는 무상하기 때문에 화도 감동도 평가하지 말고 계획 세운 목적에 진실 되게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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