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RM팀 신설'…관리체계 강화 위한 정비
대우조선, 각 부서 임원·본부장 참여 3단계 심사

조선 3사가 조선ㆍ해양플랜트 수주 심사를 한층 강화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략적수주심사위원회'를 만들었고 삼성중공업도 수주 검토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저가 수주 확률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찰 자체를 포기한다는 방침이다.

조선3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대우조선이 5조원,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이 각각 1조4000억~1조5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3사는 수주부터 꼼꼼히 따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4년부터 RM(Risk management)팀을 통해 수주 전후의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수주 전 단계에서는 안건심의회, 원가심의회, 리스크 검토회, 계약사항 검토회, 수주 심의회를 거쳐 수주물량을 심사한다.

수주 후 발생한 문제점도 내용별로 꼼꼼히 점검해 재발 방지에 주력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한 후 수주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부터 '전략수주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1단계 경영관리ㆍ영업부서의 '상시관리', 2단계 '리스크 관리 위원회'(임원급), 3단계인 '수주 위원회'(본부장급)를 거친다.

경영관리와 영업은 물론 사업관리ㆍ조달ㆍ재무회계ㆍ기술ㆍ생산관리 부분에서 전사적 검토가 이뤄지는 셈이다. 전략위는 이런 과정을 거쳐 6척(LNG운반선, LPG운반선, 초대형유조선 각각 2척씩)을 신규 수주했다. 총 수주 금액은 7억 달러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저가수주라고 판단되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 지난 해 입찰 참여 횟수도 크게 줄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야드 공정계획과 원가를 검토해 수익성이 확보된 프로젝트만 선별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이 위기를 겪는 것은 글로벌 경기 탓도 있지만 경쟁적인 저가 수주가 결정타였다. 2012년 2억 달러가 넘는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당시 우리 조선사끼리 입찰 경쟁을 벌이다 1억7000만 달러에 낙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발주처가 "경쟁사에서는 더 싸게 만들어준다더라"며 가격인하를 요구하면 중간에 깎아주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저가수주 현상은 선가 지수가 보여준다.

2010년 142.4에서 2011년 139, 2012년 126으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12월 131로 겨우 회복됐다. 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가를 100으로 잡아 특정시점의 전 세계 선박가격 평균을 보여준다.

무분별한 해양플랜트 수주 관행도 바꿔가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조선 3사의 해양플랜트 손실(업계 추정)은 8조원 이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2년부터 해양플랜트수주가 급격히 늘었지만 설계부터 제대로 이해 못해 천문학적인 손실 비용이 발생했다"며 "해양플랜트 계약서에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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