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칼럼위원

▲ 윤성원 거제불교거사림 2기 학생회장
내가 내 생각과 다른 형태로 다양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표현해야 한다. 내 생각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지 알아 차려야 한다. 수행을 통해 사람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고집에 휩쓸려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내 다양한 고집으로 사회를 판단하고 결과를 판단하며 자신도 모른 채 습관적으로 악을 내포 한다는 것을 자각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빨리 자신을 알면 치유 할 수 있지만 고집으로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된다. 매우 거친 형태의 고집으로 대표적인 것이 분노이다. 물리적이거나 신체적인 폭력은 말한 것도 없고 언어적인 폭력도 마음속의 분노가 행동이나 말로 표출된 것이다.

고집에 표현이 부족하면 다양한 생각이 나타나고 분노를 표출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거칠어져 밖으로 드러나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은 다양하다는 것을 믿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는 자꾸 쌓이면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스트레스 또한 고집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거나 누군가 마음에 거슬릴 때 혹은 날씨가 춥거나 더울 때 쉽게 짜증을 낸다. 남이 잘 됐을 때 함께 기뻐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기하고 싫어하는 질투와 고집이고,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지 않고 자기만 거머쥐고 있으려는 인색도 고집의 생각이다.

수행자들의 스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고 꼭 쥐고 있다가 죽을 때가 돼서야 가르쳐 준다고 한다. 가르침을 전부 전수 해버리면 제자들을 자기 마음대로 이끌고 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숨김없이 설하셨고 내손에 쥐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생각을 평정하는 깨달음의 첫 단계인 수다원만 돼도 질투와 인색이 없어져 자신이 목숨을 바쳐 익힌 법들이라 하더라도 묻는 것에 대해서는 숨김없이 다 가르쳐 주고 답을 준다. 질투나 인색도 고집의 형태라는 것을 응용해야 한다.

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쳤을 때나 사소한 일에 화를 버럭 내고 돌아 왔을 때 후회가 일어 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무시하고 인색하게 했던 것에 자기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은 선한 마음이다. 대부분의 사람의 경우에는 잘못한 일을 참회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지속적으로 지난 일을 떠올리며 자신을 학대하고 스스로 비난해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주위 사람의 다양한 생각에 과거를 붙들고, 싫어하는 감정을 반복해서 일으켜 자신을 괴롭힐 뿐 아니라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아 정신적인 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지난 것에 후회를 하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이나 허물을 인정하고 참회를 해야 한다. 후회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숙고해 지혜를 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천수경에는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라는 구절이 있다. 죄는 원래 자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따라 일어난다는 것이다. 어떤 조건하에서 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 뿐 죄가 하나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실체로서가 아닌 당시 상황에서 어리석음에 기인한 잘못된 판단으로 일어난 현상이라고 바라보면 극복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 반응해 싫어하는 마음인 화를 일으키는 것보다는 몸의 불편한 상태를 그대로 알아차리고 지켜보면서 화로써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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