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조명 없고 매출 줄어 연말 분위기 안 나
고현상가협, 설문조사 해 내년 트리조명 재추진

"크리스마스 캐롤도 안 들리고 도로변 트리조명도 없어서 조용합니다. 지역 경기를 반영한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옥포동에서 15년 동안 귀금속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유독 조용하게 흘러간다고 밝혔다.

A씨는 "거제를 지탱하고 있는 조선소가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연쇄작용을 일으켜 지역 경제가 더 힘들어지지 않길 바란다"면서 "다가오는 새해에는 다시 웃는 거제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연말연시가 다가왔지만 거제시 번화가 일대는 크리스마스 트리조명을 설치한 장승포 일대를 제외하고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옥포동 주민 B씨(27)는 "옥포로 일대에 연말이면 트리조명이 설치되곤 했었다. 특히 애드미럴 호텔의 경우 지나가는 사람들도 잘 볼 수 있게 예쁜 조명이 설치됐었는데 올해는 보지 못했다"며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현동 일대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쉽게 볼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 장식이 사라지고 거리의 캐롤도 잘 들리지 않고 있다. 고현중앙로에는 작년에 설치된 트리조명이 올해는 없어 아쉽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가족선물을 사기위해 고현 시내를 나온 C씨(70·고현동)는 "연말이면 들뜨고 즐거운 분위기가 거리에 만연하는 것이 일상적인데 올해는 반대"라며 "연말이 조금 더 추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작년 고현동 거제중앙로 일원에서 열린 빛의 거리는 연말연시 기간에 총 38일간 진행됐다.

고현상가번영회(회장 황인철)와 거제시 관광과가 주관해 7500만원을 들여 조명을 설치하고 점등식 행사도 실시했다. 시비는 3000만원이 소요됐고 고현상가번영회에서 1000만원, 고현종합시장번영회, 한라프라자 상인회 등이 지원했다. 당시 빛의 거리 점등식 이후 거제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현상가번영회는 인력과 자금난으로 인해 올해 행사를 치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현상가번영회 황인철 회장은 "시 지원금을 제외하면 4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상인들 회비와 후원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작년 행사 때 행사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활동으로 번영회에서 인력소모가 너무 커 올해는 트리조명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황 회장은 "시민들의 조명 설치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이라며 "내년 전체 상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찬반 비율과 소요비용 규모를 책정하겠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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