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한강 作

▲ 유지예(제일고 2년)
1980년대 독재정권 시절 광주에 있었던 그 일이다. 동호의 친구 정대가 그 일로 인해 죽었다. 그래서 동호는 상무관에서 쉴 틈없이 들어오는 시체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같이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누나들의 '돌아가라'는 말과 '집으로 오라'는 가족들의 말을 뒤로한 채 "6시에 문 닫는대요"라는 말만 남긴 채 묵묵히 남는다. 결국 동호는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 작품은 동호의 이야기, 죽은 정대의 혼이 하는 이야기, 같이 상무관에서 일하던 은숙과 동호의 어머니 등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서술되고 있다.

정대의 시체는 쌓여진 시체들의 탑에서 아래에서 두 번째에 있었다. 그런 정대의 시체 옆에 떠나지도 못한 채 붙들려 있는 정대의 혼. 결국 재가된 시체를 보게 되자 그제야 멀리멀리 떠날 수 있게 됐다.

그 당시의 사망자들이 겪었던 이야기와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이 접해 봤지만 죽은 이들의 감정은 본 적이 없다. 작가는 죽은 이들의 생각과 그들이 저승으로 가는 그 이야기를 독자에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또 동호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다가 울 뻔했다. 동호를 집으로 데려오려 했지만 '6시에 문을 닫으니 그때 가겠다'는 동호를 뒤로 하고 둘째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것이 동호의 마지막이었다. 나는 이 책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한강이라는 작가의 특유의 문체에 처음 반했고 두 번째로 이렇게 당시의 상황을 한 명 한 명의 관점에서 감정을 말하는 작품이 몇 있을까 싶어서다.

5.18에 관련된 여러 책·소설·영화 등을 봤지만 볼 때마다 가슴 아프고 안타까웠고 분했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국민에게 총을 겨눈 군인들과 독재정권을 한 인물들을 생각하면 화밖에 나지 않는다. 물론 그 군인들 중에서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정신이 아득한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때의 일로 우리는 지금 이렇게 민주라는 것을 누리며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전하고 또 절대 잊지 말아야할 일인 것을 당부하고 싶다. 폭동이라 하지마라.

그때의 일이 없었다면 지금 당신들은 그때의 일이 운동인지 폭동인지 평가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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