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 마전어린이집 진한주 원장

1950년 6·25전쟁이 발발했다. 거제에는 포로수용소가 들어서고 전쟁을 피해 남으로 남으로 흘러들어온 난민이 거리를 채워나갈 때 거리곳곳 역시 부모의 손을 놓친 아이들의 울부짖음도 가득했다.

전쟁고아로 불리던 이 아이들은 쉴 곳이 필요했고, 미군의 손에 이끌려 이들은 그들만을 위한 시설로 안내됐다.

사회복지법인 마전어린이집의 유래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 진한주 원장(68)의 아버님이신 고(故) 진도선씨는 마당 넓은 자신의 집에 미군에 손에 이끌려 오는 아이들의 손을 놓지 못했다.

그렇게 손을 뻗어 안은 아이들이 100여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정부의 지원은 생각도 못할 당시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아원을 해 그들을 거뒀다. 탁아소를 거쳐 거제최초의 어린이집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 개인의 재산은 사회복지법인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에 귀속됐다. 2008년 고(故) 진도선씨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통장에는 수령하지 못한 돈 50여만원이 전부였다고 한다.

진 원장은 9명의 형제 중 넷째로 48년째 아버지의 뜻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달 이 곳으로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2015년 전국보육인대회에서 진 원장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전국보육인대회는 1년에 한 번 전국의 보육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보육 사업 분야 유공자를 격려하고 보육발전과 보육인의 화합을 다지는 행사다. 올해도 6000여명이 참석할 만큼 공신력이 크다.

진 원장은 "어린이 집 운영을 오래했다고 상을 준 것 같다. 그냥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 들이겠다" 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마전어린이집은 장승포와 일운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곳이다. 어린이집이 부족한 거제의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양질의 식단과 교육을 제공하는 마전어린이집의 입학 여부에 따라 학부모들이 눈물을 뿌릴 지경이라고 한다.

마전어린이집의 교육철학에 대한 질문에 진 원장은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 사회에 나가서 남을 도울 수 있고, 배려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라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아이들의 먹거리에 제일 신경을 쓴다. 교육에 대해서는 교사들에게 맡긴다"고 말했다.

올해 마전어린이집에는 또 하나의 경사가 있었다. 선친이 법인설립을 할 때 기증한 땅이 지역개발로 매각이 되면서 새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증축에는 어린이집 증원을 목적으로 한 행정의 도움도 있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만 4개월 만에 완공돼 지난달 11일 많은 분들을 초청할 수 있었다.

진 원장은 "땅이 팔리고 건물이 완공되기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4개월의 시간이 짧다면 짧지만 휴일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했다"며 "자식들에게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어려운 공사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누가 하면 어떻나.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사회복지사, 요리연구가로 지나온 시간들을 허투로 쓰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진 원장은 꿈이 있다고 했다. 홀로 서기를 준비하는 남자아이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고 싶다는 것이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남자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많다. 멸치라도 무쳐먹을 수 있는 작은 요리법을 알려줘 그들이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것이다.

아직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진 원장은 "욕심을 버리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함께 하면 아이들의 교육도 훨씬 쉽다. 부모와 교사가 사회가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면 보다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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