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심윤정/ '문장21' 등단

 이 빠진 청년이
 저울 놀이에 빠졌다
 
 한쪽은 빠진 이 하나
 다른 쪽은 삶의 조각 하나
 
 무게가 쏠리는 쪽이 어디인지
 저울의 눈금을 맞춘다
 
 평행이다
 
 빠진 이 하나
 삶의 조각 하나
 
 처음부터 평행이였다.

·시 읽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위대한 여인'(2015)에 실린 시이다. 흔히 사람들은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적 화자는 저울을 통해 공평하다고 묘사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이 빠진 청년이/ 저울 놀이에 빠졌다"고 진술한다. 저울의 "한쪽은 빠진 이 하나/ 다른 쪽은 삶의 조각 하나"를 올려놓고, "무게가 쏠리는 쪽이 어디인지/ 저울의 눈금을 맞"추어 보며 "평행이다"라고 진술한다. "빠진 이 하나"와 "삶의 조각 하나"가 "처음부터 평행이었다."며 강조한다. 여기서 저울질의 기울기에 대해 '평형(平衡)'이라 하지 않고, '평행(平行)'이라고 변형한 것에 주목해 본다. 저울의 기울기에 대한 낱말은 '평형'이다.
 시인이 '평행'이라고 언어를 변형(시적 자유)한 이유가 무엇일까? 똑같은 삶의 무게로 나란히 나아간다는 의미로 채택한 것이라고 해석해 본다. 이 시에서 '평행'을 '평등'과 '기회균등'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또한, '빠진 이'를 '사고의 균형' 혹은 '생각의 균형'이라고, '삶의 조각'을 '삶의 균형'이라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처럼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져 보자.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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