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서 깊이로 / 윌리엄 파워스 作

▲ 이윤예(43·고현동)
작가는 '자기의 기술'을 선대의 일곱 철학자로부터 구한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고대로부터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철학자들은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탐구한 것이다.

거리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플라톤, 광대한 로마사회에서 내적 거리를 발견한 세네카, 책을 보급시킨 구텐베르크, 테이블의 매력에 빠진 셰익스피어, 긍정적인 삶의 습관을 지닌 벤저민 프랭클린, 숲 속 안식처로 떠난 소로, 기술의 발전을 경계하여 인간의 의식을 강조한 맥루한 등은 분주해진 새로운 시대와 기술에서 빠져나와 자신만의 탈출 방법을 마련한 사람들이다.

문명의 발달로 우리가 살기 좋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는 딴지를 걸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어떤 일이나 장단점이 같이 공존하듯이 비단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가족 간의 소통을 위해 참 다양한 방법과 매체를 활용했고 서로에게 연락이 올 때까지 설렘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뭐든 빨리빨리 해결해야 하고 답을 들어야 하는 지경에 도달했다. 그리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야기 하는 시간이 길지 않다. 손에서 절대로 놓지 않으려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마주보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문자나 카톡으로 대화하는 것처럼 능숙하다거나 친근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 이 책은 우리에게 모든 관계에 있어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느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너무 앞만 보며 치닫고 있기에 어느날 부터 느림의 미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고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우리의 삶의 속도를 안단테로 조절하라는 이런저런 조언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수중에 스마트폰이 있고 와이파이가 되는 인터넷 환경에서도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말에 공감한다. 지금껏 외부의 환경과 친했다면 이제 우리의 내면과 친해질 시간 내가 만든 고독을 만끽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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