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선박내부 화재 2명 숨져...어수선한 분위기도, 산재 원인
향토기업 살릴 지역 손길 절실...제대로 된 주인 찾기가 급선

▲ 지난 10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2도크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사진은 화재 당시 모습.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잇단 화재사고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40분께 대우조선해양 2도크에서 건조 중이던 8만5000t급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번 탱크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지난 12일 화재원인 조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고 조만간 한 차례 더 감식에 나설 계획이다. 감정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또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안전수칙 위반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에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 화재 사고가 발생한 선박과 동종 운반선 등 5척에 대해 무기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작업중지 명령은 대우조선해양이 해당 선박에 대한 안전조치를 마무리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된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었다. 대우조선해양 2도크에서 건조 중인 LPG 운반선 내부 화재로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숨지고 7명 다쳤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사고 선박 등 3척에 8일 동안의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 안전점검을 벌인 바 있다.

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근로자들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근로자 A씨는 "조선업은 그 자체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밖에 없는 작업들이 많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작업자들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또 "인력감축·구조조정 등의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돼 현장 근로자들이 안정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는 활기 넘치는 현장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선업계의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근로자들은 희망의 끊을 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12일 조선·해운전문조사기관 클락슨 리서치 및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해운·조선업계의 발주량은 2014년과 비교해 27%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조선업계의 총 수주액 역시 240억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실제 3분기까지 누적 수주액에서 전년 대비 19%가 줄어 190억500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근로자 B씨는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망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없다"며 "올해 말부터 정년 등으로 매년 500명 이상의 인원이 자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대규모 감원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조선경기가 나아진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근로자 C씨는 "앞으로 2년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직영과 협력업체 구분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시 한 번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씨는 "지역 향토기업으로 성장해온 대우조선해양을 위해 거제시와 시의회,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근로자들과 거제시민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세계최고의 조선·산업도시가 하루 아침에 허망하게 무너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위기 극복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제대로 된 주인찾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인 없는 회사였기 때문에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정부의 낙하산 인사, 무책임 경영 등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기 민영화 방침을 밝혔지만 현시점에서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 전제돼야만 원활한 매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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