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면의 발자취' 전시회 연 옥광석 남부면장

제21회 시민의 날 행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지난 3일. 거제공설운동장 남부면 부스에서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남부면의 발자취'라는 제목의 현수막 아래 남부면의 역사와 자연, 삶을 주제로 한 200여 장의 사진에 설명을 담은 사진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이 전시회는 옥광석 남부면장이 지난 1년 동안 남부면 곳곳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것을 편집한 것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조금은 투박해 보일 수 있는 패널에 나름대로 잘 편집된 작품들은 공설운동장을 찾은 시민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이의 손을 잡은 어른은 아이에게 남부면만의 역사가 아닌 거제의 역사와 삶을 설명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사진기록의 주인인 옥 면장은 공직생활 35년차로 내년 6월이면 야인으로 돌아간다. 한가롭고 평안해만 보이는 남부마을에서 곧 퇴직을 맞이하는 옥 면장에 대해 혹자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 사람'이라 평했다. 내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 편하게 안주해도 될 것을 사비를 들여가며 산을 찾고 사진을 찍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일거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주변의 평가를 뒤로 하고 옥 면장은 "지난해 남부면으로 발령을 받아서 왔다. 주민들과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남부면의 숨겨진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서 한 곳 한 곳 이야기를 되짚어가는 과정 중 이야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역사의 자취를 찾고 남부면을 알리는 작업을 한다는 소식이 지역에 전해지면서 주민들 역시 집에 간직하고 있던 개인의 값진 사진을 선뜻 내놨다. 지난 남부면민의 날 행사에 전시가 먼저 되었을 때 많은 주민들이 더 뿌듯해 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옥 면장은 "단지 전시를 통해 발굴되지 않은 문화유적과 역사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 남부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바람의언덕, 해금강 등과 같이 자연경관만 좋은 곳이 아닌 한번 쯤 지역역사를 찾아 남부면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해 업무가 끝나고 나면 운동화로 갈아 신고 남부면을 한 시간씩 걷는다는 옥 면장은 "편안하게 안주할 생각은 없다"며 "내 일이 마감될 때까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 옥 면장은 "남부면을 관광지라고 부르면서도 막상 주요 도로의 표지판에서부터 관광안내판까지 지금의 남부면을 알리는 홍보는 너무나 빈약하다"고 평가했다.

옥 면장은 "수국과 금계국 등 철마다 꽃이 피는 남부꽃길은 지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감탄을 한다. 이런 남부면의 도로와 관광지를 세밀하게 나타내는 남부면 전도를 만들고 싶다. 새로 발굴된 역사의 흔적 등을 사진과 같이 실어 관광지마다 세우면 좀 더 쉽게 사람들이 남부를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까지 시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제작은 예산문제만 아니라면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옥 면장은 '하고자 하는 열정'을 인생의 필수 요소로 꼽았다. 그는 "해야만 하는 일들을 단지 힘이 든다는 이유만으로 포기를 한다면 일을 이루면서 얻는 성취감이라는 것은 결코 맛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고 "'힘듦'이라는 단어 자체를 '즐김'으로 바꾸고 생활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들인 것 같다. 억지로 시켜서 하기 보다는 스스로 찾아서 일을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36년 공직생활의 마지막 고지를 향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는 그는 "이곳을 떠나도 남부면장일 것"이라며 남부면에 깊은 자긍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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