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칼럼위원

▲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세상에는 진짜 같은 가짜가 너무 많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힘들 때가 종종 있다. 요즘은 조화를 얼마나 잘 만들어 내는지, 가서 만져보기 전에는 이것이 조화인지 생화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가짜가 진짜로 진짜 같은 세상이다.

세상의 일뿐만 아니라 영적인 세계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이단에 속아 넘어가는가? 진짜 같으니까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말세가 될수록 가짜는 더 진짜 같이 사람들을 미혹할 것이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도 진짜와 가짜의 혼동이 일어날 수 있다. 교회 안에서도 진짜 같은 가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파라"(빌 3:3)고 말한다. 할례는 하나님의 약속의 자녀라는 표시로 받는다. 할례를 받았다는 말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하나님을 내 하나님으로 모신 언약의 백성이 되었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성도가 되었다는 말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곧 할례파라"고 말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이다. 우리가 바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이다.

바울은 왜 "우리가 곧 할례파라"고 말할까? 예수님을 믿고 있는 바울이나, 예수님을 믿고 있는 빌립보교회 교인들이나 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분명한데 왜 바울은 굳이 "우리가 곧 할례파라"고 말하는가? 자칭 할례파라고 말하지만 참 할례파가 아닌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칭 성도라고 말하지만 참 성도가 아닌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몸에 할례는 받았지만 진정한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칭 성도라 하고, 교회는 다니지만 구원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가 곧 할례파라"고 말한다. 스스로 할례파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참 할례파는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스스로 구원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참으로 구원받은 사람은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바울이 '우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바울은 어떤 사람을 두고 참 할례파, 진정한 성도, 진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하는가?

바울은 육체를 신뢰하지 않고 주안에서 자랑하는 사람이 참 할례파라고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받고 싶고 또 자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애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은근히 자기를 과시하고 싶고, 자기를 내세우고 싶고,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요한 일서에서 이 세상의 특성을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생의 자랑에 매여 산다. 박수갈채 받기를 갈망하고 더 많이 갖기를 소원한다. 내 이름나기를 열망한다. 그런데 이생의 자랑은 사람을 질투로 이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하지 않는가? 남이 나보다 더 잘되는 것을 보면 시기한다.

겉으로는 축하해 주면서도 속으로는 시기하고 질투한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자랑하고픈 마음이 지나치다 보면 이러한 욕구 충족을 위해서 도둑질도 하고 강도짓도 하게 된다. 사도 바울은 참 할례파는 이생의 자랑에 매이지 않고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한다고 했다.

세상의 소망은 오직 예수님께 있다. 우리의 소망은 오직 예수님께 있다. 이생의 자랑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줄 뿐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게 되면 사람을 살리게 된다. 생명을 주게 된다.

성도들은 자신을 자랑하거나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거나 자신의 성품을 자랑할 것이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랑해야 한다. 항상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는 우리가 바로 진정한 성도, 참 할례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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