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칼럼위원

▲ 이상복 옥포 자향한의원장
중년 이후에 가장 무서운 심장질환인 협심증(狹心症)은 말 그대로 심장이 좁아지는 질환인데, 심장 중에서도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이 좁아져서 생깁니다.

심장은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기능이 있어 온몸을 먹여 살리는데 심장에 이와 같은 작용을 하는 혈관이 바로 관상동맥으로, 크게 3개의 관상동맥이 있습니다.

이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나 혈전 등으로 혈류장애를 일으키면 심장의 펌프 기능을 수행하는 심근이 허혈상태가 되어 문제가 생기는데 이러한 증상이 바로 협심증입니다.

협심증은 동맥경화로 천천히 혈관이 좁아지는 안정형 동맥경화증·죽상동맥경화가 파열돼 혈전이 돌아다니다 관상동맥을 막아 일어나는 불안전형 동맥경화증, 그리고 죽상동맥경화와는 별도로 혈관의 연축에 의해 혈류장애가 일어나는 변이형 협심증으로 나뉩니다.

협심증은 가슴을 쥐어짜거나 가슴에 싸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주로 가슴의 정중앙이나 약간 왼쪽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외에도 '명치가 아프다', '턱 끝이 아프다', '속이 아프다', '가슴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협심증의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주로 가슴 중앙부위에서 발생하는 심한 흉통이 턱이나 팔 등으로 뻗치기도 하고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통증은 3~5분 정도 지속되다가 안정을 취하면 사라지곤 하지만 협착의 정도가 심하거나 급성으로 혈전이 생기는 경우는 휴식시에도 유발될 수 있으니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빨리 걸을 때, 계단을 오를 때, 운동할 때, 무거운 것을 들 때와 같이 신체의 움직임이 많아질 때 주로 발생됩니다.

하지만 육체적 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 긴장이나 흥분 시에도 흔히 발생하고 스포츠 중계를 보거나 부부 관계에서 흥분에 도달해도 일어나며 과식하거나 아침 일찍 갑자기 찬 기후에 노출되거나 큰일을 치르고 과로나 긴장에서 풀어나 휴식을 취할 때도 올 수가 있습니다.

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에는 특히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이 오기 쉽습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돼 심장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특히 아침기온이 뚝 떨어지는 가을에는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갑자기 찬 공기를 맞으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 표면의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공급이 줄게 됩니다.

반면에 심장은 떨어진 체온을 올리기 위해 더 빠르게 운동하게 되고 좁아진 혈관에 혈류량이 몰리면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데요 혈압이 오르면 펌프작용을 하는 심장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기에는 신체가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평소보다 감기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은 물론 혈관수축이 쉽게 유발되어 고혈압 등 혈관질환 발병율도 높아지게 되므로 부모님,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현대의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으로 '흉비(胸痺)', '심통(心痛)', '궐심통(厥心痛)'을 꼽을 수 있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피가 뭉치고 느려지는 혈어(血瘀), 피가 허해지는 혈허(血虛), 기가 막히는 기체(氣滯), 몸의 노폐물이 뭉쳐서 생기는 담탁(痰濁), 양기가 허해지는 양허(陽虛), 음기가 허해진 음허(陰虛) 등 다양한 방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현대의 협심증의 원인과 증상에 대한 기술과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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