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 참여해 삽과 곡괭이로 공사 시작
남녀노소 따로 없이 돌 줍고 길바닥 골라

1970년대 거제도는 육지교통보다 해상교통으로 생활했다. 항구에서 배를 타고 이웃으로 다녔고 부산, 마산, 진해, 통영은 정기여객선이 하루에 한두 번 다녔다. 바람이 불고 태풍이 일어나면 배가 다닐 수 없어서 섬에 갇혀 살았다.

이 같은 어려운 고통 속에 살 때 새마을운동이 1970년 4월22일 박정희 대통령의 착안으로 시작됐다. '우리 마을을 우리 힘으로 새롭게 바꾸어 보자'는 새마을운동은 농촌에서 불붙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초가집 없애기(지붕개량), 블록 담장으로 바꾸기, 마을 안길 넓히고 포장하기, 다리 놓기, 농로(논밭으로 이어지는 길) 넓히기, 공동빨래터 설치 등의 기초적인 환경개선사업과 도로 개설 등의 사업이 시작됐다.

이때 거제 곳곳에서 제일 시급한 민생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확장 공사가 새마을 사업으로 진행됐다.

장목면은 해안지역으로 대부분 배를 이용해 다녔다. 노 젓는 배나 통통배를 이용했는데 파도가 일거나 어두운 밤에는 다닐 수가 없었다. 긴급 환자가 생겼을 때 육지병원으로 가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바라보면서 발을 동동 굴리면서 좌불안석 하면서 살았다.

그럴 때 새마을사업이 일어나기 시작해 1974년 장목에서 하청, 연초로 가는 좁은 길을 주민들이 나와 삽과 괭이로 흙을 파고 지게로 져다 나르면서 길을 넓혔다.

이 길을 넓힐 때 장동마을 사람과 이웃 마을의 젊은이에서부터 노인과 부인들까지 자진해서 나와 돌을 줍고 길바닥을 고르는 작업을 했다.

그렇게 만든 새마을 도로 개설 사업은 다른 면에서도 같은 시기에 시작돼 차가 다니기 어렵던 길을 새마을 정신으로 새롭게 만들어 놨다. 그것이 바탕이 돼 현재의 2차선 도로가 개설됐다. 이 길을 지날 때마다 그때 땀을 흘리면서 도로확장 공사를 하던 마을 사람들의 환한 모습이 달그림자처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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