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훈 / 종합문예지 '문장21' 발행인

 절영도 봉래산 휘돌아 가는 곳
 주전자섬을 부표처럼 띄워 놓고
 밤새워 설설 끓는 파도는
 태종대 간장독 같은 바다를
 온통 퍼내고라도
 요술 램프 하나는 불 켜겠다 했는데
 
 주름주름  
 이랑 짓는 바람의 애교만큼이나
 갈지자 물결들이 기분 좋게 웃어 가며
 
 동백꽃 배꼽 같은 노란 꽃잎들이
 쏟아지는 한편으로
 
 안개 주의보에도 당황하지 않고
 기도 하나씩 묻어 두고 가는
 새싹처럼 겸손한 사람들 앞에
 
 국토를 위로하는 애국가 같은

·시 읽기: 언론중재위원회 뉴스지 '언론사람'(2015, 7월호)에 실린 시이다. 최철훈 시인은 제3회 한국해양문학상(1999)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수상작 중 '일출'이라는 시가 있다. 그 시를 이미 '거제신문'에 소개한 바 있다. 두 편의 시를 구별하기 위해 평자가 임의로 '일출·2'라는 제목을 붙였다. 화자는 부산 영도에 소재한 태종대의 일출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태종대의 일출에 애국가와 태극기를 겹쳐 놓고 애국심의 발로를 자아내고 있다. 화자의 시선이 영도(절영도)의 주산인 봉래산을 휘돌아 태종산 기슭 태종대 앞바다 주전자섬에 잠시 머문다. 그 섬의 파도는 "밤새워 설설 끓"고, 갈지자로 "기분 좋게 웃"기도 한다. 마지막 연에서 태종대의 일출 광경이 애국가처럼 펼쳐진다. "터질 듯한 선홍빛 과녁 하나가/ 태극기 머리처럼 돋아"난다고 여기며 감탄한다.
 이 시처럼 애국심을 마음속 깊은 곳에 심어 보자.   (문학평론가 신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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