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스포츠와 함께하는 여름 축제 '2015 바다로 세계로' 지난 2일 폐막
각종 체험장·신나는 무대 등 볼거리·즐길거리 가득…분산개최는 '글쎄'
해양스포츠와 함께 하는 여름축제 '2015 바다로 세계로'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거제시 일원에서 열렸다.
거제시와 경남MBC가 주최한 이번 축제는 지난해 지적된 행사장 혼잡과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라·학동·와현해수욕장과 지세포항 등지에서 분산 개최됐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축제는 거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The Blue콘서트'를 시작으로 4일간 이어졌다. 콘서트는 매드타운·박상민·장미여관·크래용팝 등 유명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흥겨운 리듬과 불꽃으로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축제행사는 각종 스포츠대회·부스행사·해양스포츠 체험행사·무대행사가 진행됐다. 구조라 해수욕장에서는 수상오토바이 체험·초대형 젠가쌓기·거제문화 체험·거제 먹거리 시식회·거품 수영장·뷰티바디 챔피언쉽·전국 장거리 핀수영대회가 운영됐다.
학동흑진주몽돌해변에서는 오션 락 콘서트·내가 만든 몽돌빵·버스킹 콘서트·거제청소년 동아리 페스티벌·커버댄스 콘서트 등이 마련됐다. 이밖에 와현모래숲해변에서는 바다가 보이는 라디오와 카약체험·히든 키를 찾아라 행사가 진행됐고 지세포항에서는 거제요트 체험·드래곤보트 대회·전국 수상오토바이 대회가 열렸다.
축제는 역시 먹거리가 필수…유자빵·볼락구이 인기 만점
본격적인 행사 첫째 날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스행사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거제 먹거리 시식회였다.
먹거리 시식회에는 유자빵·알로에빵·유자주스·뽈락구이·멍게비빔밥 등이 무료로 제공됐다. 유자빵과 유자주스는 내놓자마자 사람들이 몰려 동이 났고, 뽈락구이를 먹기 위해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거제시여성단체협의회 이미순 사무처장(57)은 "많은 사람들이 거제의 먹거리를 먹고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지금 맛본 유자맛과 뽈락의 맛을 잊지 않고 다시 거제를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시식회를 진행한 소감을 밝혔다.
구조라해수욕장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체험의 장이 다채롭게 마련됐다. 도자기 빚기 체험과 달팽이·공작·고래·비버·아귀 등 나무퍼즐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이 마련돼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거품풀장은 행사기간 동안 어린아이들에게 최고의 사랑을 받았다.
나무퍼즐만들기 체험장을 방문한 참가자 김은경씨(45·대구)는 "평소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니 축제에 온 것이 너무 만족스럽다"며 "구조라 해수욕장을 찾은 것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우조선해양배 뷰티바디 챔피언쉽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끓었다. 이번 대회에는 남성 참가자 64명·여성 참가자 34명 등 총 98명의 선수가 참가해 구릿빛 육체미를 뽐냈다.
큰 행사인만큼 심사기준도 까다로웠다. 지정된 포즈 외에 다른 포즈를 취하는 것은 감점 요소였고, 여성참가자 중 높이 15㎝ 이상 구두를 신는 것 또한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입상한 선수들에게는 수상 트로피와 단백질 보조제가 제공됐고 우승자에게는 개인 프로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무더운 날씨속에 진행돼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다소 지치기도 했지만 선수들의 힘찬 포즈 행렬에 무더위 보다 더 뜨거운 대회가 됐다.
학동몽돌해변에서는 '내가 만든 몽돌빵' 행사를 진행해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몽돌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오후에는 '버스킹 콘서트'를 열어 학동몽돌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에게 흥과 낭만을 선사하기도 했다.
맨손고기잡이 체험, 관광객들 인기 독차지
지난 1일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익사이팅 워터파이트 행사와 구조라정보화마을에서 주관한 맨손고기잡이 체험이 새롭게 열렸다. 익사이팅 워터파이트는 물총싸움. 어른에게는 평소 아이와 같이 장난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고 아이들은 부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물장난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날 맨손고기잡이 체험은 단연 최고의 인기였다. 숭어 500마리가 사용된 이 행사는 사전 참가신청을 받아 진행됐다. 사전 참가 신청자는 총 200명이었지만 현장에서 참가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참가자를 60여명 더 늘리기도 했다.
고기를 잡을 수 있는 행사장 뒤편에는 갓 잡은 고기를 장만해 주는 장소도 마련돼 참가자들이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행사를 주관한 삼정마을 강창언 이장은 "매년 행사를 진행하면서 느끼지만 맨손 고기잡이 행사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 기분이 좋다"면서도 "매번 최선을 다해 행사를 준비하지만 참가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맞추기가 힘들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참가시키려 하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학동몽돌해변에서는 거제청소년 동아리 페스티벌이 열려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 팀은 총 24개팀이었다. 14개 팀은 춤, 10개 팀은 노래로 무대를 장식했다.
신나는 노래와 청소년 동아리 팀들의 현란한 춤이 이어지면서 무대 앞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노래를 준비한 팀 중에서는 중간중간 가사를 잊거나 음이탈을 하는 실수가 나오기도 했지만 긴장하지 않고 꿋꿋이 무대를 이어나가 관중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학동마을 유도인 이장은 "다른 대도시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축제나 무대가 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다로 세계로 축제가 거제 청소년들의 끼를 발산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주민들도 그렇고 관광객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무대를 즐기는 분위기가 더욱 성숙해 보인다"고 흡족해 했다.
유 이장은 그러나 "올해는 역시 경기침체 등으로 관람객이 줄어 상가 주민들의 매출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 행사인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이날 바다로 세계로는 구조라에서 정오의 희망곡 공개방송, 학동에서는 거제 청소년동아리 페스티벌로 마무리됐다.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2일에는 주목할 만한 대회가 이어졌다. 구조라 해수욕장에서는 전국 장거리 핀 수영대회가 열렸고, 지세포항에서는 전국 수상 오토바이 대회가 진행됐다.
전국 장거리 핀수영대회는 (사)대한수중핀수영협회가 주관한 대회로 개인 참가자와 팀 참가자 등 801명이 참가했다.
이날 대회는 경쟁부와 비경쟁부로 나눠 총 4경기로 진행됐다. 경주 총 길이는 3㎞로 개인 속도경기로 치러져 가장 빠르게 골인하는 순으로 6위까지 시상했다. 수영 영법에 제한은 없었고 핀(물갈퀴) 이외의 다른 추진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제한됐다. 수온 및 안전관계로 보호복 착용도 필수였다.
수영In 부산동호회를 통해 대회에 참가한 김도호씨(35)는 "매년 장거리 핀수영대회에 참가하는데 바다수영 3㎞를 완영하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라며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다. 완영을 목표로 대회를 즐기려고 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지세포항에서는 전국 수상오토바이 대회가 개최됐다. 수상오토바이 대회는 빠른 스피드를 선보이며 각 코너마다 발생하는 물보라로 화려함을 선보여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선수들이 속도를 높여 코너를 돌 때 발생하는 물보라는 무더위를 날릴 시원함을 연출했다. 게다가 대회가 시작되기 앞서 선수들이 플라이보드를 타는 모습도 보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는 9개팀으로 모두 26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경기는 국제급·국내A급·국내B급으로 나눠 진행됐다.
국제급에서는 한강레져스포츠팀에서 출전한 김진원씨가, 국내A급은 포항 영일만친구팀의 정위경씨가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뒤이어 진행된 국내B급 경기에서는 포항영일만친구팀의 김정래씨가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행사 분산 개최, 득실 파악 명확해야
'바다로세계로' 축제는 올해로 22번째 열렸다. 이번 축제는 지금까지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축제라는 지적이다.
부산에서 와현해수욕장으로 피서를 온 방문객 임현석씨(41)는 "행사가 많은 것도 좋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고 본다"며 "관광객을 분산시키려 했던 의도는 이해되지만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행사가 묻힌 게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전국 수상오토바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파워보트연맹 사무국장 박영길씨는 "거제의 지리적 여건 상 많은 선수들이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관중들이 좀 더 많았으면 더운 날씨에 경기하게 될 선수들의 사기 충전도 됐을 텐데 관중이 생각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지세포항에서 열린 전국 수상 오토바이 대회는 당초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나는 것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MBC방송국의 중계가 구조라 해수욕장에서 진행된 전국 핀 수영 대회와 맞물리는 바람에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진행됐다.
더운 날씨에 대회 시작을 기다리는 선수와 관람객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행사장 정비 문제도 있었다. 거제는 여름휴가 기간 동안 해수욕장 방문객이 많아 교통체증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도로 갓길에 불법주차 한 차량들 때문에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번 행가기간 동안도 마찬가지였다. 구조라 해수욕장은 이를 대비해 도로 양 끝에 주차금지 표시를 해 갓길 주차를 막아 교통체증 문제를 사전에 막았지만 학동 해수욕장의 경우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아 갓길 주차로 인한 교통 체증이 야기되기도 했다.
주차문제도 여전했다. 대구에서 학동 해수욕장으로 피서온 정미희씨(33)는 "금요일 저녁 학동에 들어왔는데 가까운 곳에 주차할 곳이 없어 걸어서 10분 정도 되는 거리에까지 차를 대놓고 움직였다"면서 "관광지라 사람들이 몰리니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4년 전에도, 올해도 주차장 문제가 참 아쉽다"고 지적했다.
시민 김정희씨(59·동부면)는 "관광객 수가 점점 줄어드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면서 "거제시민보다 타 지역 관광객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에선 환영할 만하지만 사시사철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무언가 조치가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