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2년 캔버스에 유채

▲ 오노레 도미에=

도미에의 3등 열차는 남루한 옷차림의 무표정한 노파와 피곤에 지쳐 곤하게 잠든 아이, 배고픈 아이에게 젖을 물린 여인과 영혼을 잃은 듯 공허해 보이는 군상들을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그리고 있다.

19세기의 프랑스는 혁명·쿠테타·내란·전쟁 등으로 격동기 였으며 오노레 도미에는 시대의 참된 예술인·지식인의 전형으로 그가 겪었던 모든 사건에 언제나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화가 보다는 만화가, 만화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그는 권력 비판과 독재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서민의 삶을 지켰으며 시대를 기록하고 증언하는 역사의 기록가였다.

도미에가 살았던 그때부터 오랜시간이 흘러도 서민들의 삶은 크게 변하진 않은 모양이다. 19세기의 삶에 찌들린 서민들의 일상이나 21세기 도시의 지하철속에 현대인들의 군상이 다를게 없으니 말이다.

더욱이 인간에 대한 존경심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없는 오늘날은 사람을 그리워 하기 보다는 경계의 날을 세워 외면하는 세태이니 서민의 삶은 더욱 고달프고 애잔하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도미에. 하지만 지식인으로서, 예술인으로서 고고함을 견지하고 사람으로서의 향기를 잃지 않아 그의 묘비에는 '위대한 예술가이자 위대한 시민, 선인(善人)'이라 적혀 있다. 그도 좋아 할 문구이다. 1등칸의 3류인간 보다는  3등칸의 善人이 그리울 뿐이다. 

글쓴이: 권용복 서양화가 (한국미협 현대미술분과 이사/ 現 미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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