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석 칼럼위원

▲ 김한석 전 거제문인협회장
매운 고추 속을 벌레가 어떻게 들어가는지 구멍이 나있다. 이미 나방이 고추 꽃에 알을 쓸었다가 그 알이 유충이 되어 고추 속에서 자란단다. 

알을 쓰른 꽃이 열매로 자라면서 그 속에서 벌레는 고추 내벽을 옮겨 다니며 살을 갉아먹는다. 이런 벌레가 들면 고추 꽃이 만발한 만큼 맺은 열매마다 이른바 병충해의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런데 한꺼번에 꽃이 피는 것도 아니고 고추나무는 개화가 이어지기 때문에 방제 약이란 것도 농약을 함부로 살포해서는 안 된다. 그 횟수도 제한이 되고 많이 뿌려서도 안 된다. 농약을 절대 살포해서는 안 되는 무공해 무농약 식품을 원하지만 고추농사는 유달리 병충해 관리가 어렵다.

첫째 방제 시기도 시기지만 해당 병충해의 식별은 여간 전문지식과 경험이 쌓이지 않고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농약을 아예 쓰지 않고 농사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벼농사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경작물은 지구오염 및 생태계 전반의 교란 및 인위적 파괴행위로 말미암아 자연 선순환의 길을 막고 이런 일이 고착화 되어있기 때문에 특히 청정을 생명으로 하는 농업 분야의 고뇌는 절망감마저 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생계수단과 소득창출이 삶의 바탕이 되어야 함은 농업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쩌면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온갖 업종과 생업이 존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농업에 있어 농업종사자의 근력과 고령화로 인한 농업소득 창출의 비효율성은 농사를 짓는 본인뿐만 아니라 당면한 국익 및 사회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소 한 마리 유자나무 한 그루로 자녀 대학공부까지 가히 확신을 걸었던 지난 세월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 다행히 농사 하나라도 제대로 지어 자녀 교육을 마치고 노령기에 들었다고 해서 할 일을 다 한 것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지금 같은 국가 청년실업 사태에 대비한 소득 직종 창출을 어떻게 마련해갈 것인가? 크고 다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은 여기서 농업분야의 개척을 심도 있게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자녀교육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풍요를 설계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은 대단하다. 

세계와 더불어 살아가는 글로벌 시대에 농업 위주의 국가 산업을 내세울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의 오랜 역사와 민족정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토의 대부분이 산천 또는 농경지라는 데서 환경우선시대의 남다른 혜택은 가히 천혜의 보고가 아닐 수 없다.

국가 식량안보의 근본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이 24퍼센트도 못 미친다는 것은 주곡인 쌀농사뿐만 아니라 농업생산 전반에 대한 애정 결핍이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화 시대의 농업소득에 노인들의 알뜰한 삶은 노인 스스로 농사의 시간을 소중히 하며 이를 후세대 교육과 복지차원에서 소중하다. 여기에 걸맞게 거제축협의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발족은 고령화 시대 농업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있어 좋다. 이미 축협은 개장을 금년 9월로 앞두고 있으며 농업생산유통의 밝은 신호를 켜고 있다.

마을마다 고령 농업인의 소량의 농산물도 마을마다 농가를 순회하여 소량의 농산물도 수집하고 이를 지속 다량화 그리고 협업 및 위탁작업이 앞으로 가능하다고 하니 고령화 시대 농업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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