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신문과 함께하는 건강가족 가훈 써주기, 지난 17일 내곡초교서 진행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작품에 감탄 연발…가훈에 대한 이야기로 웃음꽃

거제신문이 주관·주최하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후원하는 '거제신문과 함께하는 건강가족 가훈 써주기' 행사가 지난 17일 내곡초등학교 5학년 학생 22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 23편의 가훈과 학생들이 추가로 신청한 10여편의 글귀가 화선지에 담겼다. 해범 진영세 작가는 아이들이 발표한 가훈에 힘찬 붓질로 숨을 불어넣었다.

이날 행사는 가훈 발표·설명, 희망 글귀 제작, 서예에 관한 질의응답 시간 순서로 진행됐다. 진 작가가 연습 삼아 붓을 들자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을 반짝이며 교실 앞으로 달려나와 잠깐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교사의 통제에 모두들 잘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진 작가는 23편의 가훈을 일필휘지로 써 내려갔고 학생들이 원하는 문구도 추가로 써주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정다형 담임교사(25)의 가훈 '천류불식(川流不息:냇물이 쉬지 않고 흐르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다는 뜻)'을 시작으로 가훈 전달식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각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가훈을 만드는 대화의 시간을 가져 기뻤다고 전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가훈을 정한 이영은 학생은 "오빠가 시험을 망쳐 고심에 빠져있을 때 했던 말이 재미있어서 가훈으로 발표했다"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자는 뜻으로 해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홍재 학생의 '나는 내 생각의 주인이다'라는 가훈 글귀에는 我(나 아)자가 크게 들어가면서 다른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윤 학생은 "내 가훈이 제일 멋져 보여 영광"이라면서 "아직 보지 못한 다른 친구들의 가훈은 어떤지 궁금하다"고 눈을 반짝였다.

'거짓말을 하지말자'로 가훈을 정한 학생이 두 명이 되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민준 학생은 "평소 내가 거짓말을 많이 해서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라 항상 진실한 삶을 살면서 거짓말을 예방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여 달라"며 글귀를 받아들고 황급히 자리로 돌아갔다. 김민지 학생은 '최선을 다하자'는 가훈 글을 받았다.

진 작가는 "최선을 다하자는 말은 짧지만 뜻깊은 말"이라며 "부모님들이 하는 일 중에 쉬운 일은 한 가지도 없다. 부모님들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고 그에 보답할 줄 아는 학생이 되자"고 부연설명 했다.

가훈 전달식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 너나 할 것 없이 추가 글귀를 써달라고 함성을 질렀다. 진 작가는 학생이 받고 싶어하는 글귀 10여편을 즉석에서 만들어 줬다.

학생들은 '선생님과 제자는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 있다', '배려하며 사랑하자' 라는 생각들을 쏟아냈다. 서예작품이 눈앞에서 완성되는 장면을 바라보며 학생들은 연신 탄성을 자아내기에 바빴다.

김채은 학생은 "가훈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으로 접하니 그 속의 의미가 더 잘 느껴진다"고 감탄했다. 서유정 학생은 "한자가 멋있는 글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서예를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서예에 관한 질의응답 시간에는 진 작가의 경력·서예의 장점·역사 등의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진 작가는 "서예는 한자가 개발됨과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서예의 글귀는 언제나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쓰다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그대로 실천하는 자기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로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정다형 담임교사는 "학생들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토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고 과거와 달리 가훈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현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동부면 학동에 살고 있는 해범 진영세 작가는 35년 경력의 걸출한 서예가이다. 진 작가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선 9회와 특선1회·경남서예대전 우수상 및 특선 6회·경남미술대전 특선 1회·입선 2회·월간서예대전 입선 및 특선·한국서예공로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 부산·서울 등에서 12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서예대전 심사위원 35회 및 운영·출판·교류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거제신문과 함께하는 건강가족 가훈써주기'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공동체 캠페인 사업으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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